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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문 정부의 수소경제로드맵 손볼까

  • 2022.03.15(화) 16:15

수소, 일자리 정책에 조금 더 무게
"수소의 중요성은 공감… 원전을 통해 수소 생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은 '탈원전 정책 폐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 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조합해 탄소중립을 추진해나간단 구상이다. 

이런 점에서 윤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은 문재인 정부와는 정반대다. 문 정부는 임기 동안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며 신재생에너지인 수소 산업 확대 정책에 힘써왔다. 윤 당선인의 친환경 정책이 원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현 정부의 수소 로드맵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 정책, 일자리에 중점 둔 이유

윤 당선인의 수소 정책은 친환경보단 일자리 창출에 방점이 좀 더 찍혀 있다. 윤 당선인은 대선 정책 공약집의 '좋은 일자리' 목록엔 원자력, 배터리, 태양광, 수소 기술 분야를 글로벌 톱3 수준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자리에 무게가 더 실린 것은 수소의 상용화와 관련이 있다. 수소는 신재생에너지로서 잠재가능성이 크지만 생산, 저장, 운송 등 모든 과정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수소의 상용화를 위해 고급 인재 양성이 우선이란 판단이다.

윤 당선인 캠프에서 에너지 공약을 주도했던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비즈니스워치와의 통화에서 "현재 수소 기술은 저장, 생산, 운송 등 분야에서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며 "당장 수소 경제가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니 고급 인력을 양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소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원전 통해 수소 생산"

물론 윤 당선인의 수소 정책이 일자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윤 당선인은 청정수소 생산기지, 수소액화 설비투자를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또 수전해 기술, 수소로 전력을 생산하는 연료전지 기술 등에 대한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소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부터 현 정부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풍력,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겠다는 현 정부와 달리 윤 당선인은 '원전을 통한 수소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정책 공약집에도 '원자력 수소 기술 적극 개발'이란 공약이 포함돼 있다. 이는 경제성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친환경적인 관점에서 수소의 중요성은 공감한다. 하지만 현재 수소는 경제성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 말뿐인 수소가 아닌 제대로된 수소 산업을 하기 위해선 원자력을 통해 수소를 생산해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수소 경제 구현을 위해선 원자력의 비중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열 에너지와 전기 에너지를 병합해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주한규 교수는 "원전에서 발생하는 열 에너지(증기)와 전기에너지를 복합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며 "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게 되면 전기 에너지의 비중이 줄어들게 되므로 단가가 낮아지면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즉각 재개해 탄소중립을 실현한단 계획이다. 신한울 3·4호기는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사를 중단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전과 수소기술을 연계한 정책을 정책집에 포함시켰다"며 "수소병합 원전을 개발하는 등 수소생산과 연동이 가능한 혁신 소형모듈원전(SMR)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수소로드맵 전략 수정?

문재인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문재인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분야 등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겠다는 비전 등이 담겼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수소전기차 등 분야에 2025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 정부의 적극적인 수소 정책 지원에도 결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수소 승용차 판매량은 8498대로 목표(1만5000대)에 크게 못 미친다. 문 정부는 올해까지 수소 승용차를 누적 6만5000대까지 보급하겠다고 했으나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된 수소 승용차는 1만9270대를 기록 중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매달 3800여대를 판매해야 하는데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소전기차는 319대에 불과하다. 

윤 당선인의 수소 정책에 원전의 역할이 큰 만큼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도 일정 부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 정부의 수소로드맵엔 원전에 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조성경 명지대 교수는 "여러가지 상황과 여건이 달라지면 당연히 로드맵은 바뀔 수 있다"며 "탄소중립을 위해 수소가 중요한 수단이 되는 것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현 정권과 친환경 정책에 있어 차이를 보이는 만큼 수소경제로드맵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윤 당선인 측에서 수소 로드맵 변경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힌 것은 아니다. 윤 캠프 측에서 활동한 국민의힘 의원은 "인수위원회의 위원들이 조만간 확정되면 이와 관련한 내용들이 세부적으로 검토되는 등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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