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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 버린 중공업' 대안은…

  • 2022.04.04(월) 16:55

HD현대·두산에너빌리티, 사명서 '중공업' 빼
미래선박·수소·헬스케어 등 신사업 추진중

중공업 기업들이 확 바뀌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두산중공업 등 대표적 중공업 회사들이 사명을 바꾸고 미래선박·수소·헬스케어 등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서면서다. 글로벌 시황과 각국 정부규제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사업 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HD현대·두산에너빌리티…"이제 중공업 뺍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두산중공업은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각각 'HD현대', '두산에너빌리티'로 변경했다.

HD현대라는 사명은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다.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 지주회사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고, 향후 미래 사업을 적극 발굴·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HD현대가 강조하는 신사업은 크게 자율운항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헬스케어, 바이오 등이다. 이미 2020년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설립해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선박 완전 자율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엔 자회사 현대미래파트너스를 통해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기업 '메디플러스솔루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투자공사(KIC)와는 1조원 규모의 공동투자, 미래에셋그룹과는 34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통해 국내외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에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조합어다. 그 결합을 가능하게 한다는 'Enable'의 의미도 포함됐다. 자사의 에너지 기술로 인류의 삶은 더 윤택해지고 동시에 지구는 더욱 청정해지도록 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 디지털, 3D프린팅, 폐자원 에너지화 등의 신사업을 추진중이다.

바꿔야 산다

이들이 사명을 바꾸고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배경은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중공업 부문은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 어김없이 불황을 겪었고, 환경보호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요구하는 주요국 규제 탓에 사업 환경도 계속 바뀌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 및 석탄화력발전 사업 분야는 국내외 규제에 따라 수주 환경이 저하된 바 있다. 한국 조선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가량 장기 불황을 겪은 뒤 최근에서야 살아나고 있는 형편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908억원으로 전년 1367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서긴 했으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성장사업 주요 수주계획 및 추진 전략'을 내놓고 중장기(2023~2026년)에 실적 구조 자체를 바꾸겠단 목표다. 올해 성장 사업의 연간 목표 수주액은 3조2000억원. 기존 사업은 3조9000억원인데 중장기엔 성장 사업 5조3000억원, 기존 사업은 2조4000억원으로 계획한 것이다.

주요 신사업 목표 수주액은 가스터빈 1조800억원, 수소 6000억원, 신재생 에너지 2조1000억원, 차세대 원전 8000억원 등이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실적 구조를 바꿔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은 1조854억원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정유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영업익만 1조1424억원에 달한 덕이다. 현대오일뱅크마저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사업을 찾아야 하는 까닭에 새로운 '알맹이'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만 각종 신사업의 성과가 나타나는 속도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향후 수주 성과 등을 지켜봐야 한다.

원전 사업의 경우 새 정부가 긍정적인 시각을 나타냈으나 구체적 구현 시기, 세부 내용이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국내 에너지 정책의 변화 가능성과 구체적인 수립과정, 실행시기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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