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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삼성SDI 합작사 지분51% 내재적 의미

  • 2022.05.30(월) 10:25

완성차·배터리 합작사, 지분 따라 달라지는 '목소리'

완성차 회사와 배터리 회사가 함께 만든 배터리 합작사에선 누가 주도권을 쥐게 될까요. 부품업체가 단순 하청에 머무는 내연기관차 시장에선 상상도 하기 힘든 이 질문의 '힌트'를 최근 설립된 배터리 합작사들을 통해 찾아봤습니다.

51대 49, 누가 지분 1% 더 가져갔나

지난 24일 삼성SDI는 세계 4위 완성차 회사인 스텔란티스와 미국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2025년부터 연간 23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총 25억달러가 투자됐죠. 향후 생산규모가 33GWh로 늘면 투자금은 31억달러로 늘어납니다.

삼성SDI는 합작법인의 지분 51%를 12억8700만달러(1조6313억원)에 취득할 예정입니다. 향후 투자금은 최대 15억7000만달러(1조9907억원)로 늘 수 있죠. 삼성SDI가 합작법인의 지분 절반 이상을 확보한 것입니다.

합작사에서 지분 50%에 1%를 더 가져가는 것은 의미가 큽니다. 51대 49 지분구조의 합작법인에선 보통 지분을 과반 확보한 쪽이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쥐기 때문입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가 합작법인에 비슷한 규모로 투자했지만 '목소리'는 누가 지분 1%를 더 가졌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지난 3월 스텔란티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설립한 캐나다 합작법인의 지분구조도 51대 49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 합작법인 지분 51%를 14억6400만달러(1조7881억원)에 취득했죠. 이 법인의 연간 생산능력은 45GWh로 앞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법인을 만든 한국의 베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사 지분의 과반을 확보하는 지분구조를 짠 것입니다.

50대 50, 계약조건 따라 달라요

완성차 회사와 배터리 회사가 지분을 절반씩 투자한 합작사도 있습니다. 보통 50대 50 지분구조의 합작회사는 공동 투자회사가 서로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의사결정 때 서로 의견이 일치해야 하죠.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그룹과 세운 인도네시아 베터리 '합작법인(HLI GREEN POWER)'의 지분구조를 볼까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이 합작법인의 지분을 50대 50으로 투자했습니다. 두 회사는 이 합작법인을 회계장부상 '공동기업'으로 분류하죠. 지분이나 의결권 어느 하나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지분 구조가 50대 50인 합작사도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회사가 합작사에 똑같은 금액을 투자하지만, 누가 주도권을 쥘지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져서죠.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설립한 미국 배터리 합작법인(얼티엄 셀즈)을 보시죠. 두 회사는 이 합작사에 절반씩 지분을 투자했지만 얼티엄 셀즈의 의사결정 주도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쥐고 있습니다. 두 회사가 맺은 약정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의사결정 과정에 '과반수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어서죠. 

얼티엄 셀즈의 CEO는 LG화학 출신의 은기 대표가 맡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 셀즈를 회계장부상 '종속기업'으로 분류하고 있죠.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이 지분 절반씩을 투자한 합작법인을 '공동기업'으로 분류한 것과 대조적이죠.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맞아 완성차와 배터리 회사간 협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배터리 합작사의 주도권은 근소하게나마 배터리 회사가 쥐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내연기관차의 심장인 엔진을 완성차 회사가 직접 생산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큰 차이입니다. 현재 완성차 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는 단순 하청업체에 머문 경우가 대부분이죠.

"기싸움 없다"지만…

한 배터리 회사 관계자는 "완성차 회사와 만든 배터리 합작법인은 양사가 협의해서 결정하는 구조가 대부분"이라며 "기싸움은 없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전기차 시장이 더 커지면 어떻게 될까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30년 30%, 2040년 50%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죠. 시장이 커질수록 완성차와 배터리 회사 간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싸움은 수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완성차 회사는 배터리를 더 싸게 공급받거나 아예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만들고 싶을 테고, 배터리 회사는 완성차 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성능의 배터리를 계속 개발해 단순 하청업체로 전락 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협력 관계로 시작된 완성차 회사와 배터리 회사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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