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 검색

전통 제약, 저조한 본업 성과에 돈 되는 사업 '기웃'

  • 2022.06.06(월) 10:05

영업·마케팅·신약 연구개발 등 투자비용 높아
한미·동아·녹십자 등 CMO·진단키트 사업 진출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전통 제약기업들이 올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진단키트 등 수익성이 좋은 분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로 급부상한 바이오·진단기기 업종에 비해 전통 제약기업들의 영업활동 성과가 크게 저조하면서다. 

한미약품, 동아쏘시오홀딩스, GC녹십자, 대웅제약 등이 올해 CMO 사업 진출을 알렸고 한미약품, 대웅제약, 일동제약, 휴온스 등은 진단키트 업체와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진단키트 유통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전통 제약사들의 주력 분야인 합성의약품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진단키트의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6일 비즈니스워치가 제약바이오 업종별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전통 제약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10% 내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진단기기 기업들이 40~60%대에 달했고 바이오 기업도 20~30%대로 높았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판매관리비와 연구개발비 등 투자비용을 제외한 순수 이익을 말한다. 영업이익률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 의한 성과를 판단하는 지표로, 비율이 높을수록 사업 가성비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매출액)*100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휴마시스로 무려 62.2%에 달했다. 휴마시스는 체외진단기기 전문 기업으로 임신‧배란 테스트기를 전문으로 생산한다. 코로나 이전까지 연매출은 100억원에 못 미쳤고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던 회사다.

코로나 이후 셀트리온과 공동개발한 신속진단검사키트 판매 및 수출을 시작하면서 올 1분기 매출액이 과거 연매출액의 30배가 넘는 3200억원을 기록했고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코로나 진단키트 수혜기업으로 꼽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자가진단키트, 씨젠은 전문가용 유전자증폭(PCR) 진단기기의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률은 각각 44.6%, 44.2%를 달성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바이오 업종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4.5%로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MO 사업과 세포주 개발, 공정, 제형, 분석법 등 세포주 개발부터 초기 임상까지 개발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개발(CDO)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모더나 백신 완제의약품 위탁생산을 맡으면서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밖에도 삼바로직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 머크(MSD)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원액생산(DS), 완제생산(DP)을 합해 1분기 기준 총 69건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백신 개발 및 생산을 해오다 코로나 이후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을 맡으면서 CMO 사업에 뛰어들었다. 차세대 무균 생산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신규 백신 개발 및 생산이 가능했던 덕분이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효과로 코로나 이전에 12% 수준이었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27.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전통 제약기업들보다는 높지만 평균 30%대에서 올 1분기 25.8%로 떨어졌다. 영업이익이 낮은 합성의약품의 비중이 커지면서다. 

실제로 합성의약품 중심인 전통 제약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관련 업계에서 가장 저조하다. 그나마 대형 제약기업 중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은 한미약품이 12.7%에 불과했다. GC녹십자는 10%, 종근당은 7.3%로 더 낮다. 

이처럼 전통 제약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낮은 이유는 영업방식 등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업종별로 가장 영업이익률이 높은 곳을 비교했을 때 전통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매출액에서 31.4%가 판매관리비로 빠져나간다. 제약의 꽃은 '영업'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판관비 비중이 크다. 제약사들은 지역별로 지점을 두고 병‧의원과 약국 영업을 통해 의약품을 판매한다. 여기에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광고 비용도 들어간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대리점 등 별도의 판매경로가 없고 광고비 지출도 거의 없다. 휴마시스는 12개의 대리점을 갖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제약사들에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 납품하고 있다. 기존 고객사인 제약사와 도매상을 통해 유통망을 구성하고 있어 영업, 광고 등 지출비용이 적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아울러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도 전통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낮은 이유로 꼽힌다. 전통 제약사들은 제네릭이나 신약 등을 연구개발하는 데에 지속적으로 비용을 지출하지만, 위탁생산은 초기 공장 건설에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고 나면 크게 지출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미약품의 올 1분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1.6%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 외에도 세포주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어 연구개발에 4.4%를 투자했다. 휴마시스는 기존에 개발한 진단키트 판매를 중심으로 하면서 올 1분기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이 매우 낮았다. 휴마시스는 올 1분기 신제품 개발, 기존 제품 성능 개선 등을 위해 매출액의 0.32%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코로나 이후 후발 주자인 바이오기업과 매출 규모가 작았던 진단키드 기업들이 선전하면서 전통 제약기업들도 수익성을 좇아 CMO와 진단키트 사업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합성의약품과 신약 개발만으로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이나 개량신약 같은 합성의약품은 영업‧마케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성이 좋은 사업은 아니지만 신약 개발의 근간"이라며 "CMO, 진단키트 등 사업을 통해 창출한 이익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