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초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야심 차게 제시했던 메타버스 서비스의 윤곽이 잡혔다.
마치 영화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마블 스튜디오의 세계관처럼 카카오톡과 지도 앱, 멜론 등 개별 서비스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이른바 '카카오 유니버스'를 설계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가 콘텐츠를 스스로 생산하게 만들도록 유인책을 마련, 볼거리를 풍부하게 갖춘다는 구상도 나왔다. 궁극적으로 개별 서비스들을 묶어 강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유니버스 첫 단추 '오픈링크'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서비스 방향을 소개했다.
카카오 유니버스의 첫 단추는 '오픈링크'란 관심 기반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국 웹툰을 좋아하는 외국인이라면 오픈링크를 타고 들어와 국내 팬들과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다.
지도 앱인 카카오맵으로 특정 장소를 방문한 이용자라면 오픈링크를 통해 다른 이용자와 해당 장소에 대한 최신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남궁 대표는 "오픈링크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 기반의 서비스로 사람·장소·음악 등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카카오가 운영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외부 세상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링크는 내년 상반기에 국내용으로 먼저 출시될 예정이다. 향후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오픈링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카카오톡 기능이 확 바뀐다. 올 하반기에 카카오톡 프로필을 대대적으로 개편, 이용자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한다. 나만의 펫을 키울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된다.
이용자 유인 정책, 콘텐츠 풍성하게
카카오 유니버스의 볼거리,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 이용자 유인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용자가 카페나 브런치에 글을 쓰고 돈을 벌 수 있게 하기로 했다.
1인 미디어와 미디어 스타트업 등 전문 콘텐츠 생산자를 위한 올인원 콘텐츠 플랫폼(CMS)도 제공한다.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편리하게 생산할 수 있다. 광고·유료·후원·커머스 등 비즈니스 도구를 활용한 수익화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이용자 유인 정책이 다져지면 자연스럽게 콘텐츠가 풍성해질 것이라고 카카오측은 기대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작자들은 슈퍼팬(super fan)을 만들기 위해 유익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용자들은 창작자들이 발굴한 흥미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텍스트 위주였던 지금의 카카오 서비스를 가상현실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은 'KoGPT'와 '칼로(Karlo)'등 초거대 AI 모델들을 바탕으로 카카오 유니버스를 한층 풍성하게 해줄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상호작용형 AI는 얼굴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페이스 리타겟팅'과 또 다른 자아를 구현할 수 있는 '뉴럴 렌더링'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멀티 페르소나를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화형 AI는 가상 인물과 콘텐츠를 기반으로 친구처럼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인기 웹툰을 데이터로 주인공의 성격과 가치관·말투·뉘앙스를 지닌 AI를 만들고 웹툰에 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는 하나의 서비스나 플랫폼이 아니라 관심사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이 서로 연결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도록 지원하고자 한다"라며 "카카오 유니버스가 활성화돼 세계인을 관심사 기반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되면 장기적으로 '비욘드 코리아'라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