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항체(항체 라이브러리)와 지속형 재조합 단백질(SAFA) 기술을 모두 보유한 업체는 세계적으로 벨기에 바이오텍 아블링스와 에프릴바이오, 두 곳뿐입니다. 아블링스는 지난 2018년 빅파마 사노피에 약 5조원에 인수됐습니다.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아블링스 수준의 높은 기업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송무영 에이프릴바이오 전무는 13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핵심 경쟁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 2013년 강원대 의생명융합학부 교수 출신 차상훈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지난해 10월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A1'을 기술이전(L/O)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계약 규모는 4억4800만달러(약 5370억원)으로, 지난해 국내 비상장 바이오벤처 중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국내 대형 제약사 유한양행도 전략적 투자자(SI)로 총 13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서 있다.
항체 라이브러리와 SAFA는 에이프릴바이오 신약개발의 근간이 되는 원천 기술이다. 항체 라이브러리는 바이러스나 세균 등 특정 항원과 결합하는 '단클론 항체'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항체를 획득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송 전무는 "여러 업체가 항체 라이브러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에이프릴바이오는 안정성이 높은 Y형태의 이중결합 인간항체를 제작할 수 있다는 게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SAFA는 치료용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는 기간인 '생체 반감기'를 늘리는 기술이다. 긴 반감기를 가진 '혈청 알부민'과 이에 결합하는 인간 Fab 항체 절편 'SL335'의 원리를 이용했다. 혈청 알부민은 19일 정도의 매우 긴 반감기를 가진 몸속 단백질이다. 혈청 알부민과 결합하는 물질이 있으면 이 물질의 반감기 역시 늘어난다. 회사는 항체 라이브러리 기술로 획득한 SL335가 혈청 알부민과 고친화도로 결합한다는 점에 착안, 약효의 지속 기간을 늘리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머물수록 약물 투여 횟수가 줄어 환자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경제적 부담도 줄어든다"면서 "SAFA는 반감기를 줄이면서도 염증이나 종양 부위를 잘 타깃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SAFA는 글로벌 특허권을 확보해 전 세계에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두 원천 기술을 중심축으로 항체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갑상선 안병증 등 자가면역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APB-A1은 현재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APB-A1은 지난해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바 있다. SAFA를 활용한 항체 치료제 후보물질 'APB-R3'은 전임상을 완료, 올해 임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고형암 치료제 후물질 'APB-R5'의 경우 국내 대형 제약사와 공동연구와 L/O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가면역치료제 후보물질 'APB-R4'은 오는 2023~2024년 L/O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송 전무는 "자사는 글로벌 L/O를 통해 수익을 지속해서 창출하는 모델을 갖고 있다"며 "매년 1개의 파이프라인을 L/O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에이프릴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이달 말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한다. 13일과 14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최종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은 오는 19~20일이다. 공모 주식 수는 162만주로, 100% 신주모집한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2만~2만3000원이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이번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 중 150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김진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상 공모자금 350억원 중 전임상에 약 100억원, 임상에 약 4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매년 전임상 1개, 임상 1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