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가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3)’에 참가해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혁신적 제품을 선보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기업들이 탄소중립 실현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전 세계 기후 에너지 분야 첨단 기술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국제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업 446개사와 공공기관·학계 인사 2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 양사의 친환경 기술 면모를 전 세계에 알릴 기회로 꼽혀 관심이 쏠린다.
삼성, 환경 가치 창출하는 기술 선봬
기후위기 대응책과 탄소 중립을 위한 역할을 논의하는 ‘제1회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 2023)’가 25일 부산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기후위기를 넘어, 지속가능한 번영으로 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사흘간 펼쳐진다. 인류가 직면한 여러 문제 중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적 논의의 장으로 기획됐다.
이에 삼성과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참석해 탄소중립을 위한 행보를 앞다퉈 소개하고 나섰다. 먼저 삼성은 ‘지속가능한 일상(Everyday Sustainability)’을 주제로 홍보관을 열었다. 부스 제작서부터 지속가능한 일상의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재활용 나무 합판 등 구조물을 재사용하고 폐섬유 패널과 폐플라스틱 판재를 마감재로 활용했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은 ‘에너지 가치를 높이는 제품’을 소개한다는 큰 틀 하에 기술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반도체, 환경가치를 창출하는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주축으로 삼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과 관련해 △탄소 저감 △수자원 활용 △폐기물 재활용 △오염물질 저감 등 친환경 4개 분야와 관련된 세부 목표를 공개했다.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자 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의지가 반영됐다.
가전 부문에서도 지속가능 일상을 실천하도록 돕는 다양한 제품을 전시했다. 에어컨·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제품의 에너지 절약 기술, 에코패키지를 통한 리사이클링 활동 등에서 미래를 생각하는 삼성전자의 기술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삼성SDI는 환경 가치를 창출하는 배터리 기술을 전시에 담았다. 삼성SDI는 자동차용 배터리와 신재생 에너지 저장장치(ESS)용 배터리가 화석연료를 대체함으로써 발생한 ‘나무 1억 그루 식재 효과’를 소개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혁신성과 지속가능성을 모두 갖춘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나보고, 더 나은 미래 기후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삼성의 여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G, 고효율 가전·혁신적 솔루션으로 친환경 앞장
LG는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등 계열사와 함께 통합부스를 운영한다.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탄소중립을 의미하는 ‘넷제로(Net Zero) 하우스’를 테마로 공간을 꾸몄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가전을 통해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 지속가능한 삶을 선보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어 LG전자는 트롬 세탁기·건조기·워시타워, 휘센 타워 에어컨,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플러스,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무드업 냉장고 등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인 고효율 가전을 대거 전시했다.
다양한 고효율 공조 솔루션도 선보였다. 공기열을 이용해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히트펌프 시스템 보일러,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관리해주는 프리미엄 환기시스템, 고성능 AI 엔진을 갖춘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히트펌프 시스템 보일러는 화석연료 대신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기존 가스 및 전기보일러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고 에너지 효율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프리미엄 환기시스템에는 고효율 전열교환기가 탑재돼 냉방 및 난방 에너지를 각각 60%, 74% 회수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제품이 생산돼 폐기되기까지의 전 여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 선보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환경 기술’이 경쟁력…투자 이어져
앞서 삼성과 LG 양사는 산학 협력 및 부서 특화 등을 통해 친환경 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글로벌 탄소 중립 기조에 ‘친환경’이 기업 경쟁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에 대비해서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8월 고려대학교와 ‘친환경 에너지 연구센터’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핵심 부품 에너지 고효율화 △재생 플라스틱 사용 확대와 자원 순환형 포장지 개발 등 친환경 소재 기술 강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친환경 냉매 적용을 위한 에어컨 요소 부품 개발 등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 협력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오고 있다.
같은 해 9월엔 서울대학교와 ‘미래가전 구동기술센터’ 설립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7월 연세대학교와 ‘친환경 신소재·표면나노기술 연구센터’를 개설하는 등 산학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에어솔루션 핵심 기술 연구 개발을 전담하는 ‘공기과학연구소’를 새로운 조직으로 설립했다. 이곳에서 퓨리케어 공기청정기와 휘센 에어컨·제습기 등 친환경 관련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이 탄생했다.
공기과학연구소는 2021년 국가가 공식 인정하는 공기질 시험기관이 되기도 했다. 가전제조기업 연구소 가운데 공기 관련 미생물 및 미세먼지 분야에서 시험기관 인정을 취득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었다.
이후 LG전자는 물과학연구소, 식품과학연구소도 각각 설립해 친환경 제품 범위를 늘리고 있다. 친환경 기술 도입에 박차를 가해 차별화된 고객경험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업계에서 고효율 및 성능은 기본으로 충족돼야 할 부분으로 인식돼 결국 ‘친환경’이 성적을 가르는 지표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기업 이미지와도 직결되는 부분이기에 향후 친환경 기술 개발에 대한 업계의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