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수소경제 준비 기업들 '암모니아' 주목하는 이유

  • 2023.06.18(일) 17:00

[테크따라잡기]
수소 운송수단에 암모니아도 떠올라
액화수소 방식과 같이 기술 준비중

지난 14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H2 서밋)'이 개최됐습니다. H2 서밋은 국내 재계 경영자들이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의논하는 수소경제협의체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17개 주요 기업 경영진이 참석했죠. 

그중 최정우 회장의 발언이 눈에 띄었습니다. "국내 유통을 위해서 수소 및 암모니아 파이프라인 구축 등 정부 지원도 확보해야 한다"는 발언이었죠. 수소경제협의체에서 뜬금없이 '암모니아'가 언급된 건 어떠한 이유 때문일까요. 

수소 캐리어 '암모니아'

기업들은 암모니아도 수소의 주요 운송 수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쟁자로는 지난주 '테크따라잡기'에서 언급했던 액화수소가 떠오르고 있죠. ▷관련기사: 서울시 3년뒤 운행할 수소버스 위해 필요한 이 기술은…(6월11일)

암모니아는 질소(N) 원자 1개와 수소(H) 원자 3개로 이뤄진 화합물인데요. 암모니아가 수소를 품고 있는 셈이죠. 물론 '그냥 수소를 바로 운반하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운송 효율면만 비교하면 암모니아가 앞선다는 설명입니다. 향후 수소와 암모니아는 액체 상태로 운송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암모니아는 영하 33도에서 액화가 이뤄지지만 수소는 액화 온도가 영하 253도에 달합니다. 보관과 관리 면에서 암모니아가 앞서는 것이죠. 

저장 밀도도 암모니아가 더 높습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액상 암모니아는 액체 수소보다 같은 부피 대비 1.5배 가량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가 액화점이 훨씬 높아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량과 비용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인프라와 기술 실증 면에서도 암모니아가 액화수소보다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는 과정 역시 필요하겠죠. 보통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촉매 반응을 이용한다고 하는데요. 분해율을 높이기 위해선 이 온도를 600도까지 올려야한다고 합니다. 또 고순도 수소 생산을 위해 질소를 제거하는 흡착제의 기술력의 한계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 중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최근 암모니아를 수소로 분해하고 정제가 가능한 통합형 분리막 반응기를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이 분리막을 통해 99.99%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액화수소가 암모니아 대비 갖는 장점도 있습니다. 독성 물질을 품고 있는 암모니아가 운송 과정에서 새나갈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도 끼친다는 설명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수소 운송 수단의 대세가 '암모니아'가 될지 '액화수소'가 될지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와 액화수소의 장단점이 뚜렷하다"며 "수소운송수단의 대세가 무엇이 될지 예상할 수 없어 기업 대부분이 두 분야에 모두 투자하거나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선·해운 '암모니아' 주목

선박, 해운 기업들은 암모니아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대량으로 수소를 운송해야하는 해운사 입장에선 암모니아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물론 앞서 언급했든 이 기업 역시 액화수소에 관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그룹)는 스위스 엔진개발업체 WinGD(빈터투어가스앤디젤)와 손을 잡고 암모니아 추진 엔진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국선급협회 ABS와 암모니아 추진 가스운반선 건조를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고요.  

삼성중공업도 지난 1일 암모니아 실증설비 제조 승인을 받고 착공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암모니아 실증설비는 거제조선소 내 1300㎡ (약 380평) 부지 내에 신규 조성하는 암모니아 종합 연구개발 설비입니다. 

국적해운사 HMM 역시 암모니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HMM은 지난 4월 롯데정밀화학과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암모니아·메탄올 벙커링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HMM은 롯데정밀화학이 해외에서 확보한 암모니아의 해상 운송을 맡을 예정입니다. 

다만 암모니아가 진정한 수소캐리어가 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습니다. 기존 연료와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암모니아는 금속을 잘 부식시킨다는 단점도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철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암모니아가 수소보다 에너지 저장 밀도는 높다곤 하지만 현재 사용 중인 선박용 경유(MGO)보다 효율이 현저 낮다"면서 "현재 기술력으로는 연료 탱크대비 4~5배 정도는 커야되는데 이렇게 되면 화물 적재 공간이 줄어든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크따라잡기]는 한 주간 산업계 뉴스 속에 숨어 있는 기술을 쉽게 풀어드리는 비즈워치 산업부의 주말 뉴스 코너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 빠르게 잡아 드리겠습니다. [편집자]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