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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칼 뽑은 인텔 '삼성, 어떤 방패 사용할까'

  • 2023.06.27(화) 17:31

인텔, 사업 재편 통해 파운드리 시장 공략 속도
순위권 밖에서 2위까지 노려…삼성 대응전략 관심

/그래픽=비즈워치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지각변동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최근 인텔이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예고했기 때문인데요. 인텔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사실상 현재 2위인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민 셈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27일(현지시각, 한국시간 28일 오전 3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열고, 향후 파운드리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겠다는 심산입니다. 발표 내용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내부 파운드리' 앞세워 시장 공략 가속

인텔이 제시한 새로운 '내부 파운드리' 모델은 회계상 제조 사업과 제품 사업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인텔은 자사 칩 물량 중 80%는 자체 생산하고 20%를 외부 파운드리에 맡기고 있는데요. 이전까지는 제조·제품사업이 분리돼 있지 않아 내부에서 생산하는 것은 매출로 잡히지 않았습니다. 

두 사업을 분리하면 반도체의 개발·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제품사업부가 의뢰하는 자사물량도 실적에 반영됩니다. 일반적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와 파운드리 회사의 관계처럼 인텔의 제품 사업부가 제조 사업부의 고객이 되는 것이죠.

특히 제조사업부의 큰 축을 담당하는 것이 IFS인데요. 이번 개편으로 IFS에는 기존 제조사업부와 기술개발사업부가 흡수됩니다. 인텔이 그만큼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또 이는 기술 유출 우려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기도 한데요. 인텔은 팹리스,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기 때문에, 순수 팹리스는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있었습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인데요. 국내에서는 최근 DB하이텍이 같은 이유로 팹리스 사업을 자회사 'DB글로벌칩'으로 분사하기도 했죠.

▷관련기사: [인사이드스토리]물적분할 재도전 DB하이텍의 속사정(3월10일)

제이슨 그레베 인텔 기획그룹 부사장은 "이 변화를 위해 회사를 재정비하며 보안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설계했고, 데이터 분리를 시스템 설계의 핵심 원칙으로 삼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텔의 근거 '있는' 자신감

이날 행사를 주관한 데이비드 진스너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인텔은 2030년까지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가 되겠다는 야심을 강조했으며, 이를 계속 목표로 두고 있다"며 "새로운 모델을 통해 내년 200억 달러 이상의 제조 이익을 얻어, 두 번째로 큰 파운드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인텔이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10위권에 들지도 못했다는 것을 보면 다소 터무니없게 들리기도 합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집계 결과 올 1분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대만 TSMC(60.1%)가 압도적 1위였고요.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 대비 3.4%P(포인트) 하락한 12.4%로 2위를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는 △글로벌파운드리(6.6%) △UMC(6.4%) △SMIC(5.3%) △화홍그룹(3.0%) 등이 한 자릿수 점유율로 자리를 지키고 있죠. 10위인 DB하이텍의 점유율이 0.8%라는 점을 보면 현재 인텔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도 되지 않을 겁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인텔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현재 인텔은 전 세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약 70%를 자체 설계·생산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서버용 CPU는 90%가 넘는 점유율을 자랑하죠.

만약 IFS의 실적에 이 물량을 포함하면 인텔이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커지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텔이 이번 사업 재편에 대해 '55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혁신'이라고 표현한 이유일테죠.

이는 삼성전자가 이미 적용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5월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팀을 떼어내어 파운드리 사업부로 독립시켰는데요.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별 세부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사업부 독립 이후 파운드리 사업부는 삼성전자 제품을 별도의 고객 매출로 잡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제품 위탁생산이 삼성 파운드리의 수익으로 집계된 것이죠.

삼성전자로서는 내년부터 업게 2위를 빼앗길 위기에 빠졌지만, 맞불 작전을 쓸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내세울 것은 기술력인데요. 삼성전자는 현재 1위인 TSMC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사용해 3나노(㎚) 공정 양산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고요. 이는 TSMC보다 약 6개월 앞선 것이었습니다. 나아가 지난해 10월에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통해 오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올해 역시 같은 행사를 통해 위기 속 대응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삼성전자는 이번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을 통해 차세대 설계자산(IP) 로드맵과 전략 등을 공개한다고 합니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의 역습에 대응할 만한 전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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