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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형만한 아우' 타이틀 다시 찾을까

  • 2023.07.12(수) 15:00

2Q 실적 둔화로 비중↓전망
3Q 아이폰15 효과로 반등기대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올해 2분기 실적 바닥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환율 상승과 원가 절감 효과에 힘입어 당초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적자는 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LG전자의 적자를 메우며 '형보다 나은 아우'로 실적을 이끌었던 것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반전을 꾀할 시기는 올 하반기다.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신작 발표 덕이다. 올해 실적도 상반기는 낮고 하반기는 높은 '상저하고'의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형 실적 책임졌던 아우…비중 1%대로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는 매출 3조526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이다.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93.1% 감소한 수준이다. 

LG이노텍 실적./그래픽=비즈워치

2분기는 국내 부품사들의 전통적 비수기다. LG이노텍 주요 고객사인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는 시기다. LG이노텍 실적은 애플 아이폰의 흥행 여부와 직결된다. 지난해 기준 LG이노텍의 연간 매출 19조5922억원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매출은 15조1291억원으로 77.2%에 달했다. 

하지만 같은 비수기였던 작년 2분기와 비교해도 상황은 좋지 않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 줄었고, 영업이익은 96.6%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도 7.8%에서 0.3%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수기 영향뿐 아니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설비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린 것이 실적에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LG이노텍 사업부별 투자추이 /그래픽=비즈워치

LG이노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 1분기에만 설비투자에 3314억원을 투입했다. 사업부별로 보면 광학솔루션 사업부에 2258억원, 기판소재사업부에 891억원, 전장부품사업부에 119억원을 쏟았다. 연도별로 봐도 증가 추세다. LG이노텍의 설비투자금은 지난 2020년 7327억원에서 2021년 1조2092억원, 지난해 1조7940억원까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에도 투자가 지속될 예정인 만큼, 실적 개선에도 이익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은 작년 경북 구미에 기판·카메라모듈 관련 설비에 1조4000억원 투자를 결정했고, 지난 6월에는 올해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LG이노텍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이에 따라 회계상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는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폭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LG전자가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19조9988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5% 수준이었다. 이중 LG이노텍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비중은 1% 남짓이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별도 사업보다 높은 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던 것과 비교하면 비중이 큰 폭으로 줄었다. 작년 4분기 LG전자는 별도 사업에서 1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데 비해, LG이노텍은 1690억원의 흑자를 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작년 2분기 비수기에도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LG전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6%에 달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적자가 예측됐던 것에 비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려했던 2분기 영업이익은 적자가 아닌 흑자로 추정된다"며 "광학솔루션 매출이 예상을 상회했고 우호적인 환율 영향으로 비용이 절감돼 아이폰의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반전 꾀한다

골이 깊었던 만큼 하반기에는 반등이 기대된다. 애플의 스마트폰 신작인 '아이폰15'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5에 탑재될 폴디드줌 카메라를 LG이노텍이 독점 공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디드줌은 망원렌즈를 가로로 설계해 빛을 굴절시켜 이미지 센서에 전달하는 카메라다. 망원렌즈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스마트폰 카메라가 튀어나오는 '카툭튀'를 해결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아이폰15는 판매가 부진했던 아이폰14의 기저효과로 전작 대비 판매가 증가할 것"이라며 "폴디드줌 카메라의 신규 적용 및 일반 모델의 화소수 상향 등 전체공급단가(ASP) 상승으로 매출 성장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SCM(공급망 관리) 내 단독으로 폴디드줌 모듈 공급을 앞두고 있어 ASP(평균판매가격) 상승 효과에 따른 수혜가 클 것"이라며 "액추에이터 내재화로 초기 고정비 증가가 부담되나 향후 원가 절감 효과로 수익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장(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의 연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는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영업손실 577억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166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인 뒤 올 1분기 47억원의 흑자를 냈다. 업계에서는 올해 전장부품사업부의 연간 흑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전장사업 1분기말 수주잔고는 10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매출 규모 확대와 믹스 개선 효과로 전장부품사업의 연간 흑자전환을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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