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무안항공 여객기 사고 유가족 보상과 부상자 치료에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4738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항공편을 이용할 계획이었던 탑승객에 대해서는 일정 조율이나 환불 등의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29일 오후 6시 2차 브리핑을 통해 "사고 항공기는 약 10억 달러 배상 책임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서 "해당 보험을 바탕으로 희생자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지원팀 260명이 무안으로 파견돼 17시에 도착했고 사고 조사를 위한 사고조사팀도 별도 파견됐다"고 덧붙였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현재 무안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항공은 광주, 무안, 목포 등에 유가족을 위한 객실을 확보하고 지자체와 함께 장례 절차를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태국인 승객 2명 유가족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송 본부장은 "대사관을 통해 유가족에게 탑승 사실을 전달했고, 한국 입국을 원할 경우 지원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이미 해외로 출국한 탑승객에 대해서는 인천국제공항이나 김해국제공항을 통한 귀국편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이후 제주항공 항공편을 이용해 무안국제공항에서 출국할 예정이었던 승객들은 일정 변경이나 취소 등을 진행한다.
무안국제공항은 이날 오전 9시3분 발생한 항공기 사고로 2025년 1월1일 오전 5시까지 활주로 폐쇄를 결정한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두 차례 브리핑을 열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해당 항공기가 앞서 시동꺼짐 현상이 있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단언하면서도, 항공기 정비 이력은 모두 국토부에 제출했고 원인 규명은 정부에서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와 사고조사위원회는 이날 오후 사고 원인을 파악할 음성기록장치를 수거했다. 조종사와 관제탑 간 교신 내용 등이 확인되겠지만, 진상 파악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걸릴 전망이다.
이날 사고는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예정이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 외벽에 부딪히며 발생했다.
랜딩기어 오작동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한 건 2007년과 2013년에도 있었지만 이 정도 피해는 아니었다. 2007년에는 승객 4명이 다치는 데 그쳤고 여객기 일부만이 파손됐다. 2013년에는 인명피해나 여객기 손상이 없었다.
이번 사고는 제주항공 출범 이래는 물론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안전사고 중 가장 큰 피해를 초래했다. 추락한 여객기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탑승객 181명 중 2명이 구조됐고 사망자는 176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