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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M&A 논란에 국회 "연기금 의결권 적극 행사돼야"

  • 2025.01.09(목) 13:50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민주당 의원들 "기간산업·고용보호·연기금 역할 논의"

민주당 의원들 주도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연기금이 경제안보 수호 관점에서 적대적 M&A 대상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영권 방어수단이 거의 전무한 현실을 지적하며 '포이즌 필(poison pill)'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사진=토론회 참석자 제공

9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8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무엇이 문제인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사모펀드가 기업 정상화 노력보다 비용 절감에 매몰돼 노동자를 대거 해고하고 단기수익을 극대화하는 폐해들이 지적되고 있다"며 "사회적 통제나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이학영 국회 부의장을 비롯해 민병덕·강선우·강준현·권향엽·김남근·김원이·김태선·박상혁·박희승·서영석·이정문·허성무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3명과 조국혁신당 신장식 의원이 공동 주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적대적 M&A 목적이 단기 차익 실현일 경우 기업의 장기 성장보다는 즉각적인 수익 실현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업부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기업 내부와 지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 방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1%로 나타났다"며 “"사모펀드가 자신들의 책임과 역할론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적극적으로 이끌지 못하면서 '부도덕한 투기자본'이라는 인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문병국 고려아연 노동조합 위원장이 직접 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MBK와 영풍에서는 고용 안정에 대해 걱정 말라고 하지만 근로자들은 매일 숨막히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적대적 M&A 추진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충을 토로했다.   
   
국민연금의 수탁자책임 강화를 둘러싼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법률원 소속 조혜진 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국민연금이 2024년 상반기에 1조55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위탁운용사로 MBK를 선정했는데 이를 두고 공공성을 고려했다고 볼 수 없다는 비판이 많이 제기됐다"며 "공적자금의 공공성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박희승 민주당 의원도 "연기금이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투입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며 제2, 제3의 고려아연 사태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조 변호사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최 명예교수는 "2016년 당시 미국 기업이 캐나다 우주기업 MDA를 인수할 당시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가 MDA의 해외 매각을 저지했다"며 “"국가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해 연기금을 운용해야 하고 △항공 △해운 △철도 △방산 등 전략적 중요성이 상당한 산업에 대해서는 경제안보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국민연금이 일정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실질적으로 외국인이 지배하는 사모펀드의 국가기간산업 투자 행위를 엄격히 규제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미국 정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CFIUS) 사례를 참고해 인수 심사 기구를 설치하자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국내 외국인직접투자(FDI) 심사 제도가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중심으로 방위산업기술보호법, 산업기술보호법 등 여러 법안으로 산재돼 있는 만큼 통합된 법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최성호 경기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사모펀드가 적대적 M&A에 나섰을 때 기업에 경영권 방어수단이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준선 성균관대 로스쿨 명예교수 역시 "한국 자본시장은 경영권 공격수단이 가득하지만 방어수단은 자기주식 취득 뿐인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다름없다"며 '포이즌 필'과 차등의결권 도입 필요성을 거론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나 경영권 공격 시도에 대한 방어 전략으로, 특정 투자자 지분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다른 주주들에게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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