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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경영난' 홈플·네파 지원에 롯데카드 활용했나

  • 2025.04.10(목) 17:06

롯카, 홈플 구매전용카드 거래 동참 후 매출 급증
네파 자산유동화대출도 지원…수익성은 되레 악화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네파 등 피인수기업을 살리기 위해 롯데카드를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 직전 롯데카드에 구매전용카드 매출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실을 줄이고 경영난을 겪고 있는 네파 대출에도 롯데카드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오른쪽)와 김광일 공동대표(MBK 부회장)가 지난달 14일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10일 업계와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 자료 등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2022년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거래에 동참한 이래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2022년 759억원이었던 매출은 이듬해 1264억원에서 2024년 7953억원으로 2년새 10배 넘게 불어났다.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간의 외상거래를 카드 방식으로 바꾼 금융상품이다. 카드사가 홈플러스 협력업체에 현금을 먼저 지급하기 때문에 사실상 홈플러스에 단기로 외상을 제공하는 흐름이다.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가 이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해 단기 전단채를 발행한다면 롯데카드는 자금을 조달하면서 위험을 회피할 수 있지만, 채권을 자체 보유할 경우 홈플러스의 부도 리스크를 고스란히 짊어지게 된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홈플러스 구매전용카드 매출 7953억원 중 47%인 3700억원가량은 600억원 한도의 구매카드 연간 이용액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롯데카드가 홈플러스의 채권 부도 위험을 떠안는 대신 홈플러스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보여지는 부실 규모를 줄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일각에선 MBK가 피인수기업인 롯데카드의 구매전용카드를 이용해 홈플러스 부채를 사실상 떠넘겼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롯데카드는 네파가 최근 자산유동화대출(ABL)로 조달한 300억원 중 100억~150억원 규모를 지원했고 이자율은 10% 안팎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MBK에 인수된 네파는 12년 넘게 엑시트(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인수 원년인 2013년 656억원이었던 네파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3년 60억원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네파는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차입해 왔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이자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023년 네파의 이자비용은 304억원으로 같은 해 영업이익 140억원의 2배를 넘어섰다. 

롯데카드 역시 수익성이 악화했다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2023년 3672억원과 견줘 62.7% 급감했다. 2023년 당시 자회사 매각에 따른 일회성 처분이익 효과를 배제해도 18.9%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익 급감 배경으로 팩토링 대출 확대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을 거론한다. 팩토링 대출은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설정하고 금융사에서 자금을 빌리는 서비스를 뜻한다. 2019년 MBK에 인수된 이래 롯데카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주력했으나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PF 신규 취급을 중단했다. 이후 대체 수익원으로 팩토링 대출과 카드론에 주력하면서 비용이 급증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영업비용을 구성하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2년 4787억원에서 지난해 7889억원으로 2년새 64.8% 늘어났고 팩토링 대출 채권에서 786억원 규모 중 일부 연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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