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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넘어 HBF 시대'…SK하이닉스, AI 메모리 표준 선점 나섰다

  • 2026.08.04(화) 09:18

HBM급 속도·SSD급 용량…차세대 메모리 제시
구글·텐스토렌트 참여…AI 스토리지 생태계 구축
AI 인프라 겨냥 375단 낸드 공개…내년 eSSD 양산

SK하이닉스가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High Bandwidth Flash)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이 성능 격차가 커지는 가운데 메모리와 스토리지를 잇는 새로운 계층을 표준화해 AI 인프라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메모리·스토리지 행사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서 샌디스크와 공동 개발한 HBF 표준 규격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HBF는 HBM과 SSD 사이에 위치하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HBM 수준의 높은 데이터 처리 성능과 낸드플래시 기반의 대용량 저장 능력을 결합해 AI 추론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모리 병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AI 모델이 고도화되면서 고속 연산뿐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메모리 계층의 중요성이 커지며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표준은 낸드 다이를 8단과 16단으로 적층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최대 512GB 용량을 지원한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약 0.4TB부터 최대 3.0TB까지 세 단계(Grade 1~3)로 규정했으며, HBF와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는 업계 표준인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를 채택했다. GPU와 CPU 등 다양한 프로세서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규격은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Open Compute Project)를 통해 공개돼 업계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표준으로 추진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샌디스크와 표준화 협력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2월 HBF 컨소시엄을 출범, 약 6개월 만에 첫 결과물을 내놨다.

현재 HBF 컨소시엄에는 구글과 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 등이 참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개방형 협력을 기반으로 HBF 생태계를 확대하고 AI 스토리지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낸드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AI 인프라에 최적화해 개발 중인 10세대(V10) 375단 4D 낸드 웨이퍼와 이를 적용한 제품을 처음 선보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고용량 기업용 SSD(eSSD)를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TSMC 테크놀로지 심포지엄에서도 HBM을 넘어 HBF와 3차원 적층 D램 등 차세대 AI 메모리 제품군을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HBM 이후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표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천성 SK하이닉스 솔루션개발 부문장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데이터 처리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처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샌디스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3위 업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샌디스크의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매출 기준 1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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