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63빌딩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합동IR에 참석한 21개 코넥스 상장기업 CEO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명근 기자 qwe123@]
“코넥스 문턱 높다..개인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예탁금 3억 원을 낮춰달라.”
코넥스 1호 기업 대표이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기본 예탁금이었다. 현재 코넥스 상장 주식을 사고 싶은 개인 투자자는 예탁금 3억원이 있어야한다. 리스크(위험)가 높은 시장에서 `개미`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안전장치다. 하지만 개인들의 투자가 제한되면서 거래량 부진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코넥스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억3000만원. 조 단위로 거래되는 코스닥·유가증권 시장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생각보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상장한 기업들은 갑갑하다. “3억 문턱을 낮춰달라”는 18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코넥스시장 상장법인 합동IR'에 참석한 21개 코넥스 대표이사들의 공통된 목소리였다.
박창엽 태양기계 대표이사는 “거래가 매일 일어나고 있지만, 부족하다. 총 623만주 중 욕심내면 200만주, 최소 100만주 거래가 됐으면 한다. 하지만 어제 거래량은 1만3000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예탁금을 내려야한다. 폐지하는 게 제일 좋다. 아니면 3000만원으로 낮추자. 투자가 적어, 주가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코넥스 상장 처음엔 직원들이 굉장히 좋아했는데, 지금은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성도경 비나텍 대표이사는 “개인이 코넥스에 들어와야 하지만 예탁금 규정 때문에 힘들다. 기관 투자자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두고 코넥스에 투자할지 의문이다. 최소 예탁금을 1억원을 낮추자”고 했다. 그는 “코넥스 상장전 기술보증기금에서 액면가의 13배수(6만5000원)로 투자가 들어왔는데, 포기하고 코넥스에 상장했다. 하지만 지금 코넥스에서 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평가금액이 불만이다”고 토로했다.
김창호 아진엑스텍 대표이사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탁금 3억 원을 설정했지만, 주변에 3억 원 가진 사람은 흔치않다. 개인 투자자들의 기회가 봉쇄됐다. 불공정이다. 돈 있는 사람만 투자하고, 없는 사람은 아예 하지 말라는 얘기다.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출범했는데 수준을 완화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군호 에프엔가이드 대표이사는 “예탁금 3억원이 없는 기존 주주들은 한번 팔면 다시 사지 못한다. 팔기만 팔아야된다. 균형이 맞지 않다. 예탁금을 낮추는게 합리적이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식을 가진 직원들에게 주식을 팔라고 강요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병춘 테라텍 대표이사는 “주식거래가 너무 없으면 안 되니까, 직원들에게 몇 주만 거래해라고 강제적으로 얘기했다. 나도 주식 내놓을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김상백 스탠다드펌 대표는 “주식을 가진 직원을 종용한다. 물건(주식)을 내놓으라고. 내가 주식을 내놓으면 개인 돈이 되니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