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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이머징] ③최악 시나리오 염두에 둬야

  • 2013.08.22(목) 15:13

위기감 확산시 외국인 자본회수 욕구커져
동남아권 불안땐 수출시장 위축도 불보듯

한국의 여건이 다른 이머징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은 맞지만 이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100% 공감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역시 이머징 범주에 속하고 이머징에 대한 판단이 흐려지면 즉시 발을 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확률은 지극히 낮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둬야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머징 시장의 혼란은 이미 단기적으로 한국 금융시장이나 경제에 악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따라서 한국의 차별적인 요소만으로 안도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를 유지했지만 이머징 위기로까지 번질 경우 아시아 전반의 리스크로 인식되면서 외국인도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미국 양적완화 축소 논란과 함께 시장을 흔들었던 중국의 신용경색 위험이 재현된다면 충격은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채현기 KD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외환위기로 재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외에도 신흥국 펀더멘털의 취약성에 기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완화될 문제의 성격 또한 아니다"고 판단했다.

 

일부에서는 오랜 기간 양적완화가 야기한 효과가 충격을 키울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단순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호전되며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 외에 그동안 막대한 유동성이 전 세계로 흘러들며 이머징 국가에서 사들인 미국채를 포함한 달러자산을 매도하고 있는 영향 또한 엄청나다는 것이다.

 

과거 저금리 상황에서 고금리를 좇아 이머징으로 흘러들었던 자금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이머징 국가들이 자국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그들이 보유한 달러자산을 팔면서 미국 등 선진국 금리를 더욱 끌어올리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이런 맥락에서  "이머징 통화 약세로 중앙은행들이 미국 국채 등을 팔면서 금리를 끌어올리고 이머징 통화 약세를 야기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금리 상승과 유동성 이탈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도와 인도네시아 일부 국가들은 실제로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상황에 빠지게 될 수 있다. 이 경우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교보증권은 적정 외환보유 비율 측면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위험이 분명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동남아시아 위기로 확산될 경우 한국의 수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대우증권은 "이머징 국가 위기가 글로벌 전반의 수요 둔화로 이어진 적은 없었지만 한국의 동남아 수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위기가 장기화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례로 한국의 인도네시아 수출은 두달째 20%대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강현구 현대증권 연구원도 "최근 신흥국 시장의 수출 증가율이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됐다"며 "이들 국가들의 경기침체가 한국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지만 동남아 전반이 동반 침체된다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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