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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이머징]④`불똥 튈라` 초조한 韓기업

  • 2013.08.23(금) 16:21

인도·인니 진출 건설사 긴장..태국 물프로젝트도 불안
차는 일본기업에 비해 안정적..화학제품 수요감소 우려

인도·인도네시아 외환위기가 엄습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환손실·수요감소 등의 직견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는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안심시키고 있지만,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피해는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건설 : 6조 태국 물관리 앞두고 ‘조마조마’

국내 건설사들은 매년 총 수주의 5% 가량을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올린다. 우선 인도네시아 시장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진출해 있다. 현대건설은 인도네시아 지열발전(7500억원)을 진행 중이고, GS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6500억원, 920억원 짜리 사업를 수행중이다. 인도 시장엔 삼성엔지니어링의 인도네시아 반유프로젝트(3900억원)와 삼성물산의 델리 지하철 공사(2500억원)가 있다.

현재 진행중인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우려는 두 가지다. 공사가 지연돼서 공사비용이 계획보다 초과할 수 있는 점과 루피 등 환율 급락에 따른 환 리스크다. 아직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윤석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현지돈이 아닌 달러 계약이고, 대금지급에 대한 발주국 정부 보증이나 MIGA(Multilateral Investment Guarantee)·한국무역보험공사(K-Sure) 등을 통해 리스크를 회피(헷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이머징시장이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으로 확산될 경우, 국내 건설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주규모가 6조원이 넘는 태국 물관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수자원공사와 국내 5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다. 오는 10월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자칫 외환위기가 확산될 경우 사업이 자초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다.

 

이 밖에  말레이시아 발전(이달 말 낙찰예정, 12억 달러)과 가스(6억 달러), 베트남 사회기반시설(1000억원), 베네주엘라 정유(15억 달러)와 가스(20억 달러) 등이 있다.

윤석모 애널리스트느 “최악의 경우 하반기 기대됐던 신규 수주의 지연 내지는 취소가 늘어나면서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한 건설사의 매출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 자동차 : 일본은 직격탄..현대차는 영향 미미

만도 인도 법인은 루피화 환율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 현재 100억원 가량의 환손실이 발생했다. 류연화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손실폭은 커질 것”이라며 “3분기 순이익 추정치(630억원)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시장 의존도가 낮은 현대·기아차는 부담이 덜하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아시아·태평양 판매비중(인도 제외)은 3.6%, 기아차는 2.6%다. 여기에 아시아·태평양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를 제외할 경우, 아시아 시장의 비중은 각각 1.5%, 1.3% 수준. 현대차의 경우 인도 공장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이명훈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공장은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는 소형차(i10, i20, Eon)의 글로벌 공급기지 역할을 하면서 올 들어 가동률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동남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일본 자동차 업계의 타격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판매 중 아시아(일본·중국·인도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도요타가 15.7%에 이른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13.2%, 7.4%다. 특히 모터사이클 사업이 전체 영업이익의 23.0%를 차지하는 혼다는 모터사이클 판매의 74.1%가 인도네시아, 인도, 태국 등 아시아 시장이다.

 

이명훈 애널리스트는 “일본에게 동남아 시장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지난 4월까지만해도 20% 내외의 고성장을 이어갔지만 5월 이후 감소추세로 급반전,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 유통 : 롯데쇼핑·CJ 등 긴장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현지법인을 둔 유통업체는 롯데쇼핑, CJ오쇼핑 등이다. 지난 2008년 현지 대형마트 ‘마크로’(MAKRO)를 인수한 롯데쇼핑은 현재 인도네시아에 32개 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백화점도 올 6월 오픈했다. 홈쇼핑업계는 CJ오쇼핑은 인도에, GS홈쇼핑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모두 진출했다. CJ오쇼핑의 인도법인은 작년 18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GS홈쇼핑의 인도법인은 자본잠식 상태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사업규모가 크지 않아 경제위기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 바이오·사료 법인을 두고 있다. 이머징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박신애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라이신 매출은 80%가 유럽이고, 핵산은 60~70%가 중국 매출”이라며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 매출은 바이오 전체 매출의 15~2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출의 대부분이 유로화 등 지역 통화이고, 주요 원재료는 달러화로 태국 등에서 구매하고 있다”며 “환손실에 대한 우려도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 정유 : 석유화학 제품 수요 1.3% 감소할 수도

인도네시아와 인도의 경제 위기는 단기적으로 국내 정유업체에 부정적이다. 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석유화학 제품 및 석유제품수요는 약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위기로 10% 수요 감소를 가정할 경우,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에틸렌 48만톤(연간), 석유제품 49만배럴(일)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는 국내 생산설비대비 에틸렌 0.9%, 석유제품 1.6%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도시화 등으로 장기적으로는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수요는 구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국내 업체들에게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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