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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배당 논란 재점화..`통큰 성과급` 후폭풍

  • 2014.01.08(수) 10:55

성과급 규모 시장 예상보다 더 커
"주주도 과실 나눠야..배당 더 늘려라"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애널리스트 데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열리면서 더욱 주목받았던 이날 투자자들의 관심은 두 가지에 쏠렸다. 하나는 최근까지도 계속 제기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었고 나머지는 더 두둑해진 삼성전자의 현금이 투자자들에게도 넉넉히 돌아올 수 있을지 여부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차원에서 보유현금의 주주환원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인수합병(M&A) 등 전략적으로 현금을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의 오랜 전문성인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혁신의 축을 이동시기겠다는 포부였다.

 

이후 두달여가 지난 지난 7일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아진 영업이익 규모는 앞선 두 가지 고민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특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성장성에 대한 우려만큼이나 배당 논란을 재점화시킨 것이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 뒤에는 20주년 성과급이라는 일회성 비용도 크게 작용했다. 총 8000억원에 달하는 큰 돈을 직원들에게 통 크게 푼 것이다. 오랫동안 일궈온 과실을 함께 나눈다는 차원의 성과급은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등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러나 성과급 규모가 예상보다 훨썬 컸던데다 두달전 투자자들의 배당에 대한 요구가 나온 터여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판과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투자자 배당에 대한 아량도 넓혀야 한다는 요구다.

 

이미 지난해 삼성전자는 애널리스트데이에서 배당률을 현 수준의 두 배인 주가의 1%가량으로 높이겠다고 밝힌 상태지만 다른 한국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때 배당률은 상당히 낮은 상태다. 이런 낮은 배당률은 외국인들이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마크 파버는 한국 기업들이 배당에 인색한 점을 꼬집은 바 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주주친화적이지 않다"며 "대개 주가가 크게 내리면 배당률이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배당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일침을 가했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의 마크 모비우스는 "삼성전자의 보너스 지급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주들도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며 "큰 보너스와 함께 더 큰 배당으로 축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의 현금 규모(단위:조원)와 이익대비 배당비중 추이(출처:WSJ)

 

삼성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나 증가했지만 주가는 5년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으로 하락세를 탔다. 여기에는 보수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익대비 배당비율도 5%선에 불과하고 200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노무라는 올해 삼성전자의 유보현금 규모가 2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기업의 성공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은 대체로 후하지만 주주들과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인색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애널리스트데이에 참석했던 마르셀로 안 콰드인베스트운용 매니저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가 무성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내놓는 것보다) 시장의 기대는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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