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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적자 직면 한국거래소..‘선진화 전략’ 먹힐까?

  • 2014.01.09(목) 14:30

2011년 1700억 영업이익 올해 9억 적자로
`내실 챙길 때 덩치 키우는 전략` 실효성 의문

한국거래소(KRX)가 출범 10년 만에 첫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1년 170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은 주식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올해 마이너스 9억원(거래소 전망치)까지 곤두박질 쳤다. 거래소는 현재 6시간인 정규거래시간을 연장하는 등 거래를 살리겠다는 ‘선진화 전략’을 발표했지만,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9일 거래소가 발표한 ‘2020년 중장기 추진과제’에 따르면, 거래소는 올해 9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05년 한국증권거래소, 한국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코스닥위원회를 통합해 한국거래소로 출범한 이후 10년 만에 첫 적자다.

거래소 영업이익은 2011년(1722억원)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2년 연속 50% 이상 감소하다 급기야 올해 적자전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거래소는 거래부진과 IT비용 증가를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은 2011년 9조1000억원에서 2013년 5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거래소 IT 비용은 2010년 720억원에서 2013년 1303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산 비용은 거래소 전체 경비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작년 12월 올해 시장시스템운영비를 35%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대형 전산사고를 3번 낸 거래소가 전산비용을 대폭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방만 경영의 원인으로 지목된 복리후생비와 임금은 건드리지도 않아서다.

거래소 직원 평균연봉은 1억1359만원(2012년)이다. 공공기관 1위다. 작년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에서 1위에 오르는 불명예도 얻었다. 1인당 복리후생비가 1488만9000원으로 대상기관 가운데 가장 높았다. 거래소 총 인건비는 2011년(816억원), 2012년(858억원) 매년 증가 추세다. 고연봉·과도한 복지·정년보장 등 ‘신의 직장’이라는 지적을 수년간 받아왔지만, 매년 연봉과 복지 수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향상됐다.

‘첫 적자’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거래소는 ‘선진화 전략’을 내세우며 외형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이날 거래소가 발표한 '선진화 전략'에 따르면, 2020년까지 세계 7위 거래소에 올라서고, 해외 거래소 등을 인수합병(M&A)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취임한 최경수 이사장을 위한 ‘전시성 정책'이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 9일 최경수 이사장이 '거래소 선진화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거래소 제공)


방만경영 해소 계획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날 거래소는 올해 비용을 30% 삭감하고, 휴가제도 등 복리후생제도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상근임원 성과급 상한선을 100%에서 60%로 낮추고, 부장급 직원 임금도 동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 문제는 손대지 않았다. 거래소보다 앞서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증권가가 희망퇴직·임금삭감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창희 거래소 경영지원본부 전략기획부장은 “철도 운행률이 떨어져도 철도는 운행되야 하듯이, 주식매매가 감소하더라 인프라는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석유현물시장 등 정부 추진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선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인원을 줄이려 해도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고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외국 거래소와 비교하면 훨씬 적다”며 “획일적으로 비교하는 잣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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