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집권 2년차를 맞아 내수 활성화에 팔을 걷어부치면서 증시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나서자 수혜주 찾기에 분주해진 것. 이전에도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방향에 따라 증시에서는 `수혜주`가 급부상하곤 했다. 과거 정부가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면서 관련주들이 주목받은 것과 달리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에는 내수활성화 정책이 부상하며 희비가 갈리는 양상이다.
◇ 집권 2년차, 정책수혜주 떴다
과거 증시 흐름을 살펴보면 대개 신정부 집권 1년차때보다는 2년차에 정부정책 수혜주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정부가 추구하는 국정방향이 보다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이후 이런 흐름은 뚜렷했다. 2년차인 1999년에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붐과 함께 한국 정부도 벤처 육성에 나서면서 코스닥 시장이 도약했고 IT 관련주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노무현 정부 2년차인 2003년에는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이 선정되면서 관련 종목들이 오름세를 탔고 2009년 이명박 정부 2년차에도 녹색성장 정책을 펼치면서 신재생 에너지 등 관련주들이 인기를 끌었다.

▲ 각 정부별로 구분해 본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추이(출처:하이투자증권) |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창조경제라는 기치를 내걸면서 과거 정부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최근 신년사에서는 부동산시장 활성화와 공공기업 개혁 등을 강조하는 3개년 개혁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활성화 등 상대적으로 내수부양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증시로서도 놓쳐선 안될 부분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공공기관 특성을 감안하면 개혁이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연구개발(R&D)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융합을 내세운 창조경제는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며 "이번 신년사의 핵심은 내수부양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창조경제+내수부양..관련주 주목
현재 국내 경제는 투자나 소비 등 수요 부진에 시달리는 동시에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까지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을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따라서 정부로서는 내수 활성화에 나설 수밖에 없고 부동산 활성화나 소비촉진을 위한 정책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13일 하이투자증권은 내수활성화 정책 수혜주로 CJ와 삼양식품, 현대그린푸드, 하림, 한진(인플레이션, 원자재가격 안정), 현대산업개발(부동산시장 활성화), 엠케이트렌드, 웅진씽크빅, 대교, 한솔제지(소비촉진) 등을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내수활성화 차원에서 투자촉진을 위해 소프트웨어와 보건의료, 교육, 관강, 금융 등 유망서비스 산업과 환경에너지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으로 봤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와 관련이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차바이오앤과 아이센스, 소프트웨어컨텐츠 분야에서는 에스엠과 인터파크, 한글과컴퓨터, 환경에너지 분야에서는 OCI, 태웅, 동국S&C, 금호전기를 수혜주로 꼽았다.
공공기업 정상화를 위한 개혁 역시 장기적으로는 세수 확보를 통한 내수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가스공사나 한전기술, 한국전력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다.
◇ 테마는 테마일뿐.."세부안 확인해라"
다만 정책수혜주 항상 뒤따르는 경계 섞인 조언도 유념해야 한다. 과거에도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정책 테마주는 지속적으로 기승을 부렸고 '수혜를 입을 것 같다'는 단순 기대만으로는 주가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해 역시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른바 창조경제주가 주목받았고 거품 우려가 일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 기대로 교육관련주가, 중소기업 및 벤처육성 기대로 창투사 주식들이 크게 떴지만 이내 시들해졌다. 박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복지정책 기대감으로 육아업체들도 한동안 크게 올랐다가 테마에 편승해서 얻은 오름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이들 주식들은 수혜 기대가 제기됐을 뿐 실제 정부지원이 뒤따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체적인 정부 정책 수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부동산의 경우 핵심 규제가 풀리면서 시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공공기업 개혁이나 창조경제 모두 정부가 보다 명확하고 세부적인 안을 마련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