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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크레딧 포인트]⑩유통업, 화려한 날은 가고···

  • 2014.01.17(금) 14:39

소비침체·규제강화로 성장세 꺾여
커진 재무부담..보유자산 활용해야

대형마트·백화점·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매출은 지난 2011년까지 10% 안팎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침체와 정부 규제로 성장세가 급격히 꺾여 지난해는 5%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1~2%의 증가율에 그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신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신용평가사들은 소비회복이 더디고 정부의 규제가 계속돼 올해도 대형유통업체들은 저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1~2인 가구와 해외직접구매가 늘어나는 등 유통업의 큰 기류가 바뀌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무적으로는 매각 후 임대(sales & lease back)와 같은 보유자산 활용방안을 염두에 둘 것을 조언했다. 이익창출력은 떨어지고 투자부담이 커지는 유통업의 최근 흐름을 감안한 것이다.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던 유통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매출증가세는 둔화됐고 차입금 부담은 늘었다. 신평사들은 '세일즈 앤 리스백' 같은 보유자산 활용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유통업 체크리스트

①소비침체 : 고용불안과 가계부채 문제로 씀씀이를 크게 늘리기 어려운 여건을 감안할 때 올해도 민간소비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민간소비가 1.9%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년 연속 1%대의 낮은 증가율이다. 올해는 물가안정과 취업자수 증가로 소폭 회복세(3.4%)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전세가 상승 등이 소비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②정부규제 : 2011년 상반기까지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던 대형마트 소매판매액은 이듬해 지방자치단체별로 시작된 휴일 영업규제로 증가세가 둔화되더니 지난해 1분기에는 아예 마이너스(판매액 감소)로 돌아섰다. 지금은 대형마트 대부분이 월 2회 휴무(자율휴무 포함)를 시행하면서 매출부진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정부규제는 대형마트에 국한하지 않는다. 유통산업발전법을 비롯해 상생협력촉진법, 전통시장육성법 등 각종 법률과 공정거래위원회의 편의점 모범거래기준, 판매장려금 심사지침과 같은 규제 가이드라인이 백화점·슈퍼마켓·편의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운신 폭을 제약하고 있다.

 


③절반이 1~2인 가구 :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2인 가구는 2010년 현재 834만7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48.2%를 차지하고 있다. 20년전 12.8%에 불과했던 이 비율은 10년 뒤 34.6%로 늘었고 지금은 전체 가구의 절반에 달할 정도로 주된 가구유형으로 자리잡았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가구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소비양식이 대량구매에서 소량구매로 바뀌고 근거리 편의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온라인쇼핑몰과 편의점은 소비침체와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10% 안팎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 병행수입(국내 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수입업자가 다른 유통경로로 해외에서 상품을 들여오는 것)과 해외직접구매와 같은 새로운 유통채널의 등장도 유통업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④부동산 : 유통업은 대표적인 입지산업으로 꼽힌다. 목 좋은 곳에 점포를 낼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과거엔 신규입점이 가능한 상권이 많아 부동산 소유권 관련 분쟁이 흔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정된 상권을 두고 경쟁이 치열지면서 이제는 부동산 관련 이슈가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이 신세계 인천점이 위치한 인천터미널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신세계는 인천점과 비슷한 위험이 있는 서울 강남의 센트럴시티(신세계 강남점)를 사들이고 광주터미널(광주신세계) 임차계약을 연장하는 등 부랴부랴 수성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이 크게 늘었다.

한편으로 부동산은 위기시 활용할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평사들은 유통업체의 신용등급을 매길 때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부동산이 얼마나 되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실제 롯데쇼핑과 홈플러스는 차입금 감축이나 현금확보를 위해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부동산을 활용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08년, 2010년 세일즈앤 리스백으로 8200억원을 마련했고 지금도 1조원대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홈플러스는 2012년부터 마트 8개와 물류센터를 매각해 1조4925억원을 마련했다.

◇주요기업 크레딧포인트

①롯데쇼핑 : 롯데쇼핑은 풍부한 영업현금 창출력(연간 2조원 안팎)을 바탕으로 대형 인수합병(M&A)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2010년 이후 국내 M&A에 쏟아부은 금액만 3조원에 달한다. 롯데쇼핑은 2010년 GS리테일의 백화점 및 대형마트 부문(1조3000억원)을 사들였고 이듬해 CS유통(2450억원)을 인수한데 이어 2012년에는 하이마트(1조2480억원)를 거머쥐었다. 최근엔 LIG손해보험 인수경쟁에도 뛰어들었다. 그 결과 안정적인 현금창출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이 늘고 있다. 2009년 5조원이었던 총차입금은 지난해 12조원을 넘었다. 신평사들은 앞으로도 롯데쇼핑이 매년 2조원 상당의 투자를 지속해 차입금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사업 강화에 따라 출자와 지급보증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롯데쇼핑은 담보가치가 큰 토지와 건물 등 부동산 13조원어치를 보유해 재무적 융통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②신세계·이마트 : 신세계그룹 유통부문에서 이마트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8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소비침체와 규제강화로 유통부문 전체의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온라인쇼핑몰을 강화하고 편의점 진출을 확정지은 것도 대형마트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의 일환이다. 신세계그룹은 또 프리미엄 복합쇼핑몰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올해는 하남 교외형 복합쇼핑몰, 고양 삼송지구 복합쇼핑몰,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김해 복합터미널 등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최근 몇년새 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순차입금은 2010년 3조원에서 지난해 9월말에는 5조8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1조5000억원은 센트럴시티 인수와 광주신세계 임차 보증금 지급으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신평사들은 신세계그룹의 투자성향이 과거에 비해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며 재무부담 경감을 위한 자산매각이나 보수적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신세계그룹은 향후 10년간 총 3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성장에 무게를 두는 기업과 안정(원리금상환능력)을 중시하는 신평사 사이에 시각차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기업별 신용등급 변화 (2013년)

롯데쇼핑 AA+ → AA+
신세계 AA+ → AA+
현대백화점 AA+ → AA+
이마트 AA+ → AA+
GS리테일 AA- → AA
롯데하이마트 AA- → AA-
CJ오쇼핑 AA- → AA-
한화갤러리아 A- → A-
이랜드리테일 BBB+ → 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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