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태양광업체에 이어 부동산개발업체까지 상환불능(디폴트)에 빠지면서 기업 연쇄 도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업체 부도 당시에는 특정 산업의 상황으로 치부됐지만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돼 온 부동산 섹터에서 부도기업이 출현하면서 심각성이 커졌다. 부동산 거품 붕괴는 물론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 中부동산업체 부채비율 확대..중소형사 더 심각
지난 18일 중국 부동산업계에서도 첫 디폴트가 발생했다. 중국 저장성의 신룽부동산이 35억위안(약 6000억원)의 부채를 갚지 못한 것. 최근 수년간 부동산업체 파산 규모 가운데 최대 규모다.
그동안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지속적으로 주목받았지만 부동산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은 건설사가 아닌 개발업체들이 실질적인 개발 주체이며 그림자 금융이 이들의 주된 자금조달 루트가 돼 왔다.
지난달 하이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신규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던 2009~2011년 사이 부동산 신탁상품 자산이 급격하게 확돼됐고 지난해에는 수익성이 높은 도시의 부동산 대출이 제한되면서 그림자금융 자금조달 비중이 높아졌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의 자금조달 총액 중 그림자금융과 관련된 부문이 자금조달 총액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그림자금융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이상 이들의 자금조달이나 상환이 쉽지 않아질 수 있고 자금사정을 옥죌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석중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유동부채 비중도 동반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규모와 자금조달 루트가 협소한 중소형사의 경우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하며 사정이 더 심각하다. 이들은 그림자 자금조달 루트가 차단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은 대개 건물이나 토지 등을 담보로 잡아 그림자금융을 이용했고 특히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낮은 중소형사들의 담보물건의 유동화나 자산가치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부도 과거처럼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일부 부동산업체들의 디폴트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부채비율 및 유동부채 비율(출처:하이투자증권) |
◇ 부동산 거품붕괴 우려 증폭
여기에 부동산 가격 급락세까지 더해질 경우 상황은 심각해진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연쇄 디폴트는 물론 중국 경제 전반에 적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직 이상징후가 크진 않지만 올들어 중국의 부동산 개발 투자금액 증가세가 둔화됐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개발자금 규모도 크게 줄어들었다.
노무라에 따르면 중국의 부동산 분야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차지하며 중국 경제의 주된 축이다. 고정자산 비중은 33%에 달하고 지난해 신규대출 비중도 26%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0%에 달하는 만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지웨이 장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상승과 부동산세 도입 등 향후 부동산시장을 위협할 트리거가 많다"며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둔화된다면 중국 성장세를 지지할 대체재가 불명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