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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브로커리지 전략]④점포의 재구성 `거점화 대세`

  • 2014.05.29(목) 11:00

구조조정 칼바람에 영업지점 `정예화` 추세
초대형화·이동점포 新트랜드..온라인몰도 강화

증권업계에는 작년부터 혹독한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불과 3년전 4만명을 훌쩍 넘었던 증권맨 숫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 여파로 3만명대로 줄어들었다. 동시에 거리마다 제법 눈에 띄던 증권사 간판들도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11년 1800개에 육박했던 전국 증권사 지점수는 지난 3월말 현재 1380개까지 뚝 떨어졌다.

 

◇ 없애고 모으고..사라지는 점포들

 

올해도 증권업계의 지점 통폐합은 진행형이다. 비용절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택한 고육지책이다. 최근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19개 전국지점을 5개의 초대형 거점점포로 개편했다. 삼성증권도 지점 23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 외에도 2분기 중에는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주요 대형사들의 지점 통폐합이 예정돼 있다. 교보증권이 지점 통폐합을 잠시 보류한 상태이고 현대증권 등 향후 매각이 예정된 증권사들도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여 증권사 지점 축소는 올해 내내 예고된 트랜드다.

 

▲ 증권업계 국내지점 및 임직원수 추이(출처:신한금융투자)

 

증시 거래 부진이 지점 통폐합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지점의 필요성은 이미 줄어든지 오래다. 주식거래 플랫폼은 증권사 지점에서 온라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거쳐 모바일로 진화했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장소와 상관없이 주식거래가 이뤄진다. 증권사 객장은 고요하고, 몇몇 고객만 일반적인 금융업무를 보러 드나드는 정도다.

 

과거엔 `어르신`들이 주식투자를 일거리 삼아, 지점 객장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지만 젊은층들은 지점을 찾는 일 자체가 드물다. 초기 계좌개설 이후에는 온라인을 통해 거래하면서 지점 수는 앞으로 꾸준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대형 5개 증권사(대우, 삼성, 우리, 한국, 현대)의 평균 소매 지점수가 2011년 150개 이상에서 2015년에는 100개 밑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 부진 외에 스마트폰 대중화, 인구 고령화로 증권사 지점 내방고객이 급감하고 있다"며 "2015년말 전체 증권사 지점수는 1200개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공간에서 사람으로..이동점포 뜬다

 

지점이 줄어들고 있지만 여기에도 공식이 있다. 단순히 없애기보다 한곳으로 모으는 흐름이 뚜렷하다. 초대형 점포로 탈바꿈하고 자산관리 등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 메리츠증권은 5개의 초대형 점포 당 100명 이상이 근무하도록 했다. 소규모 지점 대신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대규모 거점 점포를 꾀했다.

 

기존 지점에 대한 리뉴얼도 바삐 일어난다. 이 역시 자산관리 등을 염두에 두고 서비스나 지점 시설을 모으고 강화하기 위한 맥락이다. 한국투자증권은 PB센터와 주요 지점에 대한 리뉴얼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단순히 지점 품격을 높이는 리모델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자산관리팀을 전면에 배치해 명품 점포를 노렸다.

 

▲ 최근 리뉴얼된 한국투자증권의 PB센터 내부 사진(출처:한국투자증권)

 

물리적인 공간을 차지하는 지점이 주는 대신 다양한 개념의 점포가 계속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 하다. 이동점포를 마련하거나 증권사 직원들이 지점에 머물지 않고 방문판매 확대를 고려하는 것이 같은 맥락이다. 지점을 찾지않는 고객들과의 접점을 증권사가 솔선수범 늘리는 것이다.

 

본부 형태의 대형점포로 압축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점이 줄었지만 직원 각자가 걸어다니는 점포가 돼 고객을 직접 찾아 발로 뛰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우증권은 아예 자사직원이 고객을 직접 찾아가 계좌개설을 도와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소셜 쇼핑몰에서 방문계좌개설 서비스 상품을 구매하면 증권사 직원이 찾아가 주식계좌를 개설해 주는 일종의 방문판매 형식이다.

 

삼성증권도 지점을 통폐합하는 대신 영업직원들에게 태블릿PC를 지급해 이들이 직접 고객을 방문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신증권은 대형버스를 개조해 이동점포를 만들기도 했다. 법인 단위로 니즈가 있는 곳을 찾아가거나 팝업스토어처럼 고객들이 모여드는 곳을 찾아 전국 곳곳을 누빈다.

 

 

▲ 대신증권이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이동점포(출처:대신증권)

 

◇ 온라인 금융상품몰에 공 들인다

 

상품구매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몰이 대세를 이루면서 증권사들도 온라인 금융상품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온라인 상에 펼쳐진 목록에서 물건을 고르듯 각종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투자성향에 맞게 검색해 고를 수 있도록 관련 플랫폼의 재정비에 나선 것.

 

특히 펀드슈퍼마켓 출범과 맞물려 온라인 펀드를 중심으로 금융상품몰을 리뉴얼한 증권사는 여러 곳에 이른다.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합치는 대신 사이버 상의 지점 크기를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자사 강점인 자산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추천상품 서비스와 실시간 상담서비스를 강화한 온라인 금융상품몰을 리뉴얼했다. 지점에서 해주는 상품 추천과 상담이 온라인에서 이뤄지게 한 것. 고객들은 원클릭만으로 원하는 상품메뉴에 접근하고 전문가들이 추천한 상품 검색을 쉽게 할 수 있다. 각종 재테크 목적별로 한 상품 검색기능도 추가했다. 실시간 채팅 등으로 야간상담까지 해준다.

 

신한금융투자도 투자자 상황에 맞는 펀드를 추천하고, 기존에 보유한 펀드까지 진단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증권은 온라인펀드몰을 개편해 전문 인력과 우수 프라이빗 뱅커(PB)들이 고객들에게 맞는 펀드 상품을 추전하고 상담해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펀드슈퍼마켓이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최근의 온라인 상품몰 붐은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쪽 마케팅을 강화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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