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청양의 해가 시작된 후 곧바로 증시는 4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했다. 이번주 삼성전자를 필두로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시계는 그리 밝지 않은 상황. 1월 효과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발목을 잡을 대표적인 요인으로 일찌감치 4분기 실적이 지목됐다.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과거보다 낮아진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실제보다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1월 효과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결국 실적이 괜찮은 업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조언도 눈에 띈다.
◇ 4분기 실적, 8년째 어닝쇼크
매년 첫 달에 발표되는 직전연도 4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웃돌기보다 크게 하회하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긴 경우가 많았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연말 4분기 이익 전망치가 실적치를 비교해보면 과대 추정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역시 4분기 순이익은 시장 컨센서스를 70% 이상 하회했고 2006년 이후 8년째 어닝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는 시장의 과도한 기대치와 함께 4분기 실적에 기업들의 일회성 비용이 예정에 없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낮아진 이유가 컸다. 4분기 일회성 비용은 이제 만성적인 실적 부진 요인으로 꼽힐 정도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 영향으로 4분기 실적시즌은 대부분 실망감을 안겼다"며 "투자심리 회복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올해도 변함없이 4분기 실적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 시장 컨센서스와 실제 4분기 실적 추이. 출처:대우증권 |
◇ 전망치 뚝뚝..여전히 높다는 지적도
실제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밝지 않다. 지난해말 기준 코스피 종목의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는 22조4000억원으로 10월말대비 5%나 하향됐다. 그럼에도 이보다 4분기 실적이 더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과거 학습효과를 감안해도 여전히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매번 실적시즌의 포문을 여는 삼성전자 역시 최근 배당확대 등 주주중시 정책 강화로 기대감이 높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12월 대비 낮아졌다. 영업이익은 4조원대 후반에서 5조원대 초반에서 예상되고 있으며 다행히 4분기 환율 상승 효과를 누렸을 전망이다.
올해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 역시 빠르게 하향조정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136조원대였던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 2일 현재 131조원대로 5조원 가까이 줄어든 상태다. 최근 5년간 영업이익 실적치는 연말 예상치 대비 2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1%나 줄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 대한 실적 눈높이가 계속 높았다는 것이 문제"라며 "높은 눈높이가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이익에 대한 신뢰도를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과거보다 충격의 강도는 상당히 약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 1월 효과 제대로 누릴 업종 선별해야
이렇다보니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4분기 실적이 이를 저해할 대표적인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다.
서동필 IB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소비 부진과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으로 기업 매출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며 "연초에는 내수 부진과 싸워야 하고, 적어도 1~2월 시장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에서는 실적이 양호한 업종이나 종목을 선택해야 1월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 실적을 확인하고 향후 가이던스가 가시화되기 전까지 업종과 종목별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과거에도 연초 이익전망 신뢰도가 높은 업종이 낮은 업종에 비해 높은 연간 성과를 나타냈다. 대우증권은 은행과 호텔/레져, 운송, 화장품/의류, 소프트웨어, 건강관리, IT가전 등의 이익전망 신뢰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4분기 실적 추정이 아직 과도하지만 실적 쇼크에 의한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업이익이 우상향하는 기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익 상향이 진행되는 기업으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현대산업, SK텔레콤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