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증시를 뜨겁게 달군 중소형주의 기세가 여전히 매섭다. 그만큼 대형주 소외현상도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대형주가 주춤해진 사이 중소형주가 증시 상승세를 이끈 건은 긍정적이다. 덕분에 증시 전반이 올해 들어 기력을 되찾았다.
그러나 중소형주와 대형주간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대형주로의 매기 확산이 이뤄져야 상승의 질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곱씹어볼 만하다. 실제 하반기에는 대형주가 반격을 노릴지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 대외악재에 끄덕않는 중소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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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상반기 증시 호전 뒤에는 중소형주의 선방이 있었다. 최근 부침 속에서도 코스닥 지수는 지난 16일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소형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할 수 있었던데는 대형주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며 중소형주의 매력이 부각된 영향이 크다. 글로벌 경기 전반이 부진하고 국내도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대형주가 과거처럼 크게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 한국 대형주는 수출 비중이 높아 특히나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으로도 중소형주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돼 왔다. 그리스와 중국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지면서 이에 덜 민감한 중소형주로 돈이 몰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소형주들의 기업 펀더멘털이 개선된 것도 매력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다. 지난 1분기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70%이상 증가했고 2분기에도 60% 이상의 증가세가 점쳐지고 있다.
◇ 대형주 가격 메리트 확대
증시 장기 상승 추세가 시작되는 초입부에서는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적이 많아 시그널 자체는 꽤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소형주만 홀로 오르면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단기과열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대형주와의 이격도 커지면서 대형주 상승이 결국 동반되지 않는다면 중소형주는 물론 전반적인 증시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다행히 대형주가 하반기에는 주목받을 기회가 있다는 기대도 흘러나온다. 상반기 증시가 오르고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투자심리가 호전됐고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논리다.

▲ 대형주의 거래대금 비중은 30%로 사상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출처:NH투자증권) |
중소형주 가격 상승으로 대형주에 대한 가격 메리트도 커졌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격차는 60%까지 확대됐고 중소형주/대형주 비율도 50%에 근접하고 있다.
상반기 대형주 위주로 매수한 외국인들의 경우 결과적으로 재미를 크게 못봤지만 지난해보다 나아진 기업 실적이나 시장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은 하반기에도 대형주에 계속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6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 중소형주를 매도하고 코스피 대형주에 대해서는 소폭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여전히 대형주에 관심을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낙폭이 과대한 대형주를 주목하되 업황의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 있는 대형주가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 시 대형주가 몰려있는 반도체 등 IT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점쳐진다.
하반기 미국의 금리인상이 거의 기정사실화되면서 대형주가 일시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첫 금리인상 이후 달러가 일시적인 약세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데 이 때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면서 소재와 산업재, 금융 등 대형주가 일시적으로 리더십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원은 9월 전후로 이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