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가 심화되면서 해외 투자는 차츰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자산에 대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지대하다. 최근 중국 증시가 급락하고 그리스가 다시 휘청이면서 한동안 각광받던 중국과 유럽에 대한 관심이 주춤하는 양상이다.
그 틈을 타 관심 밖에 있던 일본 투자가 급부상하고 있고 일본 펀드로도 돈이 무섭게 몰려들고 있다. 일본 증시는 엔저 효과 외에 기업들의 체질개선이 더해지며 상당기간 유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대한 관심을 반영, 하나대투증권은 업계 최초로 일본 리서치 전담팀을 꾸리고 나섰다.
◇ 투자 관심권 밖 일본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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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이후 일본은 항상 관심권에 있지만 투자 매력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엔저 여파로 인해 일본 상황은 우리 증시에 주로 부담요인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홍콩과 중국 상하이 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출범한 후에는 중국이 한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한몫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는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있다. 중국과 그리스가 원 투 펀치를 날린데다 엔화 약세 덕분에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증가하고 주가도 자연스럽게 오른 덕분이다.
일본 증시는 2012년이후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연초 이후 수익률은 중국 다음으로 높으면서 6월 이후 낙폭은 가장 적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은 오랫동안 양적완화를 지속해왔고 미국의 금리인상에 불구, 유럽과 함께 상당기간 통화완화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며 수급 여건도 우호적이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베노믹스 수혜가 기업에 집중되다 최근에는 가계로의 전달되는 과정에 있다"며 "엔저로 인한 저가매수 기회로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 양적완화가 지속되며 대내적인 수급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 ▲ 주요 증시 수익률 비교(출처:NH투자증권) |
◇ 中·유럽 부진 틈타 일본 펀드 러시
이런 관심은 자연스럽게 일본 펀드의 자금 유입으로 이어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40개 이상의 일본 펀드가 운용 중이며 최근들어 자금이 꾸준히 몰려들고 있다.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일본 중소형포커스 펀드는 출시된지 한 달 반만에 설정액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스팍스자산운용도 지난 4월 일본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스팍스본재팬펀드를 선보인 후 설정액이 3개월만에 2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운용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일본 펀드에는 14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중국(700억원)과 유럽(120억)보다 설정액 증가가 두드러졌다.
일본에 투자하는 상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일본 주식시장에 특화된 스팍스자산운용 자문을 받는 자문형 랩을 출시했고 JP모간운용도 일본 주식형 펀드를 새롭게 출시했다.
◇ 일본 타깃..치고 나가는 하나대투증권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자 기민하게 일본 리서시 전담팀을 꾸리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는 일본 리서치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팀을 구성해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증권사마다 해외주식팀에서 일본 시장을 따로 커버하긴 하지만 여러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리는 것은 하나대투증권이 첫 시도다.
하나대투증권의 일본 리서치 팀 구성이 쉽지 만은 않았다. 그동안 일본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으면서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일본 전문가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 일본계 증권사를 통해 전문 리서치 연구원을 영입했다는 후문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일본 리서치 팀을 꾸리는 것은 증권업계에서 처음"이라며 "그만큼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일본 투자의 경우 엔화가 약세를 보이면 환차손 부담이 있지만, 펀더멘털에 기반해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고 엔화가치가 달러당 80엔에서 후반대에서 120엔대까지 가파르게 하락한 만큼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환 부담이 덜해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전문 리서치 팀을 통해 남들보다 전문적인 일본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일본에 투자하는 상품도 자체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