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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지기' 티쓰리-와이디, 파경 위기...법정 간다

  • 2015.08.19(수) 14:59

댄스게임 '오디션' 개발사-유통사 분쟁 발생
200억 연매출 잡기위해 공방..업계 단골이슈

인기 댄스 게임 '오디션'을 함께 키워온 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와이디온라인이 마찰을 빚고 있다. 오디션의 서비스 계약이 내달로 만료되면서 이용자 정보 이관 등 후속 조치를 놓고 두 업체가 엇갈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두 회사는 법정 다툼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지난 10년간 쌓아왔던 우호적 관계는 한순간에 파경을 맞게 됐다.

 

◇티쓰리, '오디션' 직접 서비스하기로

 

19일 티쓰리엔터는 내달말 와이디온라인과의 오디션 서비스 계약이 만료되면 이 게임을 국내외에서 독자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등 해외 현지 퍼블리셔와 서비스 계약도 티쓰리가 직접 맺기 위해 재계약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디션은 티쓰리엔터가 개발한 온라인 댄스게임. 국내 및 해외 퍼블리싱에 대한 권한은 와이디온라인이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05년 9월 최초로 계약을 맺은 이후 지난 2008년 7월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 기간이 오는 9월 만료된다.

 

티쓰리엔터는 앞으로 국내와 해외 퍼블리싱을 자회사인 한빛소프트 등을 통해 독자적으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기존 퍼블리셔가 갖고 있는 오디션 이용자의 회원정보나 게임 데이터베이스(DB)도 자연스럽게 가져와야 하지만 문제가 간단치 않다. 와이디온라인이 계약 내용을 내세우며 게임 DB 등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와이디온라인에 따르면 계약서 상에는 두 회사가 게임 DB에 대한 공동 소유권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를 근거로 와이디온라인은 티쓰리엔터가 아무런 대가 없이 게임 DB를 양도하는 것은 계약서 규정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임 DB를 순순히 내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반면 티쓰리엔터측은 이 같은 계약서 조항은 와이디온라인측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계약서 내용이 두 회사간 비밀 유지 사안이기 때문에 외부에 노출할 순 없지만 대신 법원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티쓰리엔터는 만약 게임 DB를 이전받지 못하더라도 독자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디션에 쌓여 있던 이용자 정보나 게임 DB 없이 자체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기존 이용자의 혼란 및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와이디온라인측도 계약 종료가 불가피하다면 기존 게임 DB와 이용자 정보 등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아울러 티스리엔터가 해외 현지 퍼블리셔와 계약을 자사 동의 없이 체결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한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법정 소송은 물론 극단적인 방식의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연매출 200억 파이 놓고 '으르렁'

 

오디션은 올해로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하는 '올드' 게임이다. 최근 게임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뀌고 있는데다 오디션에 대한 인기가 갈수록 사그라들고 있어 이 게임이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도 그리 많지 않다. 두 회사측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오디션 연매출 규모는 200억원. 이 가운데 국내에서 잡히는 매출은 티쓰리엔터와 오디션이 5:5로 나눠 갖는다. 만약 국내에서 1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면 각각 50억원씩 배분하는 것이다.

 

온라인게임 가운데 대표작이자 엔씨소프트의 간판인 '리니지1'의 지난해 연간 매출(국내외 합계)이 2631억원임을 감안할 때 오디션 매출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두 회사가 10년 동안의 협력을 내팽개치고 돌아선 것은 각각의 내부 사정이 넉넉치 않기 때문이다. 오디션은 그나마 놓쳐서는 안되는 핵심 서비스라 두 회사의 주장은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디션의 유통을 맡고 있는 와이디온라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345억원)보다 20% 줄어든 275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58억원 영업이익에서 적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난 1999년에 설립한 1세대 온라인게임사 와이디온라인은 대표작 '프리스톤테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오디션의 퍼블리싱으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지난 2007년만 해도 연매출 775억원에 달하던 '잘 나가는' 게임사였다. 이후 많은 비용이 투자된 자체 개발작 '프리스톤테일2'와 '패온라인'이 실패하면서 경영난에 빠졌고 2009년에는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기도 했다.

 

2000년에 설립된 티쓰리엔터는 오디션 성공에 힘입어 지난 2008년 대형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를 인수하는 등 게임 업계에 '샛별'처럼 등장했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520억원)보다 22% 감소한 405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전년(103억원)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42억원으로 감소했다.

 

티쓰리엔터 품에 안긴 한빛소프트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유통을 바탕으로 성장하면서 2000년대 초반 게임 업계를 주무르던 강자였다. 하지만 자체 개발작들이 흥행으로 이어지지 않아 경영난을 겪다가 현재는 존재감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63억원으로 전년(295억원)보다 32억원 빠졌고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7억원)보다 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게임업계 단골 분쟁 '서비스 계약'


보통 게임은 개발과 퍼블리싱이 분리되어 서비스 되기 때문에 계약 내용을 놓고 업체들간 분쟁이 벌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0년 총싸움게임(FPS) '서든어택'을 놓고 넥슨과 넷마블게임즈가 벌인 분쟁이다.

 

당시 퍼블리셔인 CJ인터넷(현 넷마블게임즈)은 서든어택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개발사 게임하이(현 넥슨지티)를 아예 인수하려 시도했으나 넥슨에게 뺏기면서 불발된 적이 있다.

 

게임하이를 품에 안은 넥슨은 서든어택을 독자적으로 서비스하려 했으나 CJ인터넷이 게임 DB를 순순히 내어주지 않아 두 회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결국 CJ인터넷과 게임하이의 분쟁은 서든어택 계약이 종료되는 시기인 2011년에 '공동 서비스'라는 합의를 통해 마무리 됐으나 두 회사간 돌이킬 수 없는 앙금을 남겼다.

 

지난 2012년에는 총싸움 게임 '크로스파이어' 개발사 스마일게이트와 퍼블리셔인 네오위즈게임즈가 판권 갱신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두 회사의 갈등은 상표권 분쟁 소송으로 비화되며 양사에 큰 타격을 입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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