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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1년]③임지훈 체제의 키워드…모바일·M&A

  • 2015.09.07(월) 13:52

통합법인 사명 바꾸고 모바일 본색 드러내
임지훈 대표=IT투자 전문가..'공격경영 예고'

임지훈 신임 단독대표 체제에서 다음카카오는 '모바일'과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사업 웹보드게임과 '카카오택시' 등 O2O(online to offline), 인터넷은행 같은 핀테크(Fintech)에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 내정자가 정보기술(IT) 투자 전문가라는 점에서 전공을 살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 전면에 내세우고 모바일 승부수

 

다음카카오는 오는 23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임지훈 신임 단독대표 선임과 함께 사명을 떼내고 '카카오'로 바꿀 계획이다. 통합법인으로 출범한지 1년만에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모바일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회사에 따르면 지금의 다음카카오란 사명은 웹과 모바일을 각각 대표하는 서비스를 나란히 표기하고 있으나 기업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 때문에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면서 지향성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카카오로 간판을 바꾼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사명은 통합법인 출범 전 기업 가운데 하나인 '카카오(Kakao)'와 동일하다. 김범수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06년 설립한 카카오(당시  아이위랩)는 메신저 '카카오톡'과 인맥구축서비스(SNS) '카카오스토리'를 서비스하고 여기에 게임과 광고, 전자상거래를 붙여 기존에 없던 수익 모델을 창출했다. 카카오는 다음과 합병 당시 보유했던 14개 계열사들도 대부분 모바일과 관련한 스타트업이나 투자사였다. 태생부터 모바일 DNA가 박혀 있던 곳이다.

 

새로운 다음카카오는 PC 기반 서비스를 정리하고 모바일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새 먹거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투자'라는 키워드가 덧붙을 전망이다. 신임 임지훈 대표 내정자가 이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올해로 만 35세인 임 대표 내정자는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 IT 애널리스트로 시작해 NHN(현 네이버) 기획실 전략매니저, 보스턴컨설팅 그룹 컨설턴트,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을 거쳐 현재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옛 다음커뮤니케이션 시절부터 역대 경영인의 독특한 색깔이 사업에 드러날 때가 많았다. 지난 1995년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주가 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직을 맡을 때는 웹메일 '한메일'과 커뮤니티 '다음카페' 등 한국 인터넷 산업의 선구자적인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이후 언론인 출신의 석종훈 대표 체제에서는 토론게시판 '아고라'를 포함한 `미디어다음` 등 뉴스 서비스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미디어다음은 2000년 중반 당시 1위 포털 네이버 뉴스면보다 트래픽에서 앞설 정도의 대표 서비스였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다음의 주력인 인터넷 광고 시장이 위축되는데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포털 규제가 심해지자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 위해 2009년 '재무통' 출신의 최세훈 대표 체제로 변경된다. 최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와 합병으로 카카오에서 넘어온 이석우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수행하면서 통합법인의 '안살림'을 안정적으로 꾸려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활발한 투자로 성장동력 모색

 

임지훈 대표 내정자가 투자 전문가인만큼 다음카카오는 끊임없이 외부 서비스를 빨아들이며 덩치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 서비스는 특성상 주기가 짧다. 특히 모바일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이용자 요구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해지고 있다. 대응이 늦어지면 곧바로 뒤처질 수 밖에 없다. 시장 요구에 가장 빠르고 확실한 대응 방법은 인수합병(M&A)이다. 구글을 비롯해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은 진공 청소기처럼 크고 작은 업체들을 빨아들이며 성장하고 있다.

 

이미 다음카카오도 활발한 투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 초에 1000억원을 투자해 케이벤처그룹이라는 투자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임 대표 내정자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를 올 3월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내비게이션 앱인 '국민내비 김기사' 제작 서비스업체 록앤올, 6월에는 인도네시아 3위 SNS '패스(Path)'를 사들였다.

 

다음카카오는 기존 사업 외 새로 준비하고 있는 것들도 많다. 하반기 '카카오톡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웹보드게임을 새로 다루기로 했으며 '카카오페이'와 '뱅크월렛카카오'에 이어 한국금융지주와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올 3월 내놓은 콜택시앱 '카카오택시'를 시작으로 하반기 프리미엄 택시를 비롯해 인접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며, 중국에선 모바일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신규 사업은 아직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있으나 잠재력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웹보드게임은 사행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요 게임포털사들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장르며, 인터넷은행과 O2O 서비스 등은 해외에서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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