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후반부터 내주까지 글로벌 통화정책 회의가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이어가며 미국 금리인상 우려를 높이고 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도 무리없이 예견되면서 호악재가 맞서는 상황.
물론 두 재료 모두 양면성을 지닌다. 아직 미국의 경기회복을 100% 확신할 정도는 아닌데다 ECB의 추가완화 재료도 시장에 어느정도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대신 시장에서 호재를 더 주시하고 있고 신흥국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면서 긍정적인 흐름 쪽에 좀더 무게가 실린다.
◇ 美 고용지표 호전의 양면성
![]() |
지난 주말 나온 미국 고용지표는 내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상황에서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예상대로 미국의 고용상태는 양호했다. 2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수가 시장 예상치(19만5000명)을 웃도는 24만2000명 증가를 기록했고 전월치도 상향조정됐다. 실업률도 전달과 같은 4.9%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간당 임금은 물론 주간 근로시간이 줄어들며 실질적인 고용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신규고용을 이끈 업종도 소매와 헬스케어 등 서비스 쪽에 집중돼 제조업은 여전히 업황이 부진했다.
미국의 전반적인 경기 확장세도 여전히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3월 중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게 높지는 않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은 "미국 연준이 3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확신의 강도가 높지 않다"며 "2월 임금상승률 둔화와 미국 경기 하방리스크 등을 이유로 4월이나 6월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취업자가 증가했지만 임금 상승이 정체되면서 경기 회복과 완만한 통화정책 정상화의 조합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ECB, 위험자산 선호 확대 기대
10일에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회의를 나란히 개최한다.
한국은행은 이달 회의에서 1.5% 기준금리를 그대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급등했던 환율이 다시 하락하면서 자금유출 우려가 완화됐고, 국제 유가도 소폭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ECB는 이미 마이너스(0) 이하로 내린 기준 금리를 추가로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자산매입 확대 가능성도 주목된다.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확대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자산매입 확대의 경우 증액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아직은 맞서는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ECB의 예치금리 인하 가능성이 이미 반영돼 추가적인 정책이 더해져야 한다"며 "600억 유로의 월자산매입 규모를 100억유로 내외로 더 확대하는 것을 선택가능하다"고 말했다.
ECB의 추가 완화 자체를 어느정도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점은 변수지만 ECB가 예상경로를 밟아준다면 증시에서 위험자산 선호를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시장, 긍정적인 부분을 더 주목
이처럼 양면성이 존재하는데도 시장이 긍정적인 쪽을 더 주시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신흥국 시장이 선진국 대비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주가가 전반적으로 크게 밀리지 않으면서 견조한 체력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 이머징 통화지수 추이(출처:하이투자증권) |
대신증권에 따르면 신흥국 증시 투자심리가 빠르게 개선되고 원자재 노출도가 높은 브라질 , 러시아 증시의 상승률도 플러스(+)로 전환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 역시 고용지표 호조 소식에 금리인상을 걱정하기보다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오히려 상승 마감했다.
삼성증권은 "바닥 확인에 대한 기대감이 안도랠리를 이끌 것"이라며 "신흥국 증시와 경기민감주가 선전하는 구도가 좀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2000포인트대 안착은 아직 무리라는 시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반등세가 강하게 지속될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시장이 저유가와 중국 금융리스크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며 "공포심리가 완화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위험자산의 동반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