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1830선까지 빠졌던 증시가 무섭게 반등했다. 코스피뿐만이 아니다. 신흥국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 전반의 반격이다. 그러나 100포인트 가까이 뛰어오르면서 기술적 반등 이상의 모멘텀을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랠리가 좀더 이어질 기세지만 따질 것은 따져보고 올라야 한다는 조언이다.
◇ 코스피도 시원스런 반등
![]() |
코스피가 어느새 연초 급락 직전 시점까지 되올라왔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1961.31에서 종가를 기록한 후 새해 첫날 1920선 밑으로 밀리며 험로를 달렸다. 그러나 전날(7일) 1960선에 육박하며 근 두 달만에 제자리로 복귀한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코스피뿐만 아니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유가는 10% 가까이 올랐고 구리와 아연 등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률도 5~6%에 달하고 있다.
신흥시장 전반도 크게 오르면서 모처럼만에 위험자산 투자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자원이 풍부한 신흥국 시장의 반등세가 매섭다. 브라질 증시만 해도 최근 한달간 20%나 오르면서 한동안의 부진을 떨쳐내고 있다. 하락 압력에 시달리던 브라질 헤알화와 러시아 루블화 등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최근 코스피 강세가 코스피만의 독주는 아닌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모멘텀도 확인되면서 추가 랠리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연관이 높은 소재 및 산업재 섹터 선호가 이어지면서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 2월 이후 MSCI 전세계 지수 업종별 상승률 추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소재, 에너지, 산업재 섹터가 강세를 보였다.(출처:NH투자증권) |
◇ 기술적 반등은 마무리 국면
그러나 단기간 빠르게 반등한 탓에 경계론도 부쩍 많아졌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는 논리에서다.
유안타증권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확대 및 금융권 불확실성 축소 대안이 제시되는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성명서 문구 상 매파적으로 해석될만한 정책 스탠스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유가 바닥 기대감과 함께 중국 증시에 대해서도 둔감해진 것이 증시를 이끌었지만 확정된 사실은 아무 것도 없다는 점이 불안하다고 말했다.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평가 자산에 대한 매수는 기술적 반등 이외에 추가 이익을 얻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경기 기대가 낮은 상황이고 2월 이후 반등으로 기술적으로도 중기 하락채널 상단에 근접하고 있다"며 "이번주 후반 이후 주식시장에 대한 경계를 높일 것"을 조언했다. 글로벌 증시 저항선을 넘어서기 위해 유동성 확장이나 경기에 대한 확신, 신흥국 통화의 추가 안정이 필요한데 3가지 모두 여의치 않다고 분석했다.
◇ 경계심리도 적절히 섞어줄 때
따라서 전문가들은 랠리에 동참하되 과도한 기대감을 반영하지는 말 것을 조언하고 있다. 최진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단기관점에서 신흥국들의 기술적 반등을 투자기회로 삼되 가격 메리트로 반등폭이 큰 곳은 매도 포지션을 추천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반등의 8부 능선을 지나가고 있는 만큼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최근 반등 강도가 낮았던 금융이나 경기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SK증권도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짧고 굵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원자재 관련주의 급등이 부담스럽다면 은행과 증권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며 화장품도 장기 랠리가 가능한 업종으로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