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대선이 우리 시간으로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시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양 후보간 싸움이 대혼전 양상을 빚으면서 시장에서는 이번주가 남은 올해 가운데 가장 변동성이 큰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주중반을 기점으로는 증시를 둘러싸고 있던 짙은 안개가 걷힐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미리 움직일 순 없지만 대선 이후에 대한 준비가 어느정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 9일 장중 불확실성 최고조 예상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한국 증시 역시 불확실성의 안개에 휩쌓여 있다. 미국 대선 후 개표는 한국 시간으로 9일 오전 8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이날 장중 내내 시장은 대선 결과에 초집중할 전망이다.
개표 초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우세한 지역이 먼저 개표될 전망이다. 이후 오전 9~10시 사이에는 격전지인 플로리다와 오아히오 등에서 개표되면서 장중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오전 10시 이전에 끝나는 오하이오주의 경우 과거 케네디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바 있어 이 결과에 따라 1차적으로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오전 10시~11시 사이에는 가장 많은 주에서 투표가 종료돼 대선결과가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트럼프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역전으로 트럼프 승리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큰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그림은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유리한 상황이다. 따라서 오전 11시~1시 사이에 힐러리가 우세한 지역의 투표가 종료되면서 이르면 이 시간 대에 힐러리 후보의 승리가 확정될 수도 있다.
다만 두 후보가 막판까지 접전으로 치달을 경우에는 오후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신한금융투자는 클린턴 당선 확률이 여전히 높지만 박빙 승부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 클린턴 우세 불구, 결과예측 함구
이처럼 대선 결과 예측이 확실치 않으면서 주중반까지 증시는 변동성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이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4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타며 1980년 12월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 후보가 승리하면 큰 폭의 반등이 기대되지만 트럼프 후보 승리 시에는 추가적으로 단기 급락이 불가피해 위아래 방향성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태다.
일부에서는 트럼프 후보 당선시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때와 유사한 반응이 전망되고 있지만 당시처럼 빠른 회복세가 나타나지 못할 수 있고, 클린턴 후보가 승리해도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따라서 클린턴 후보가 유리하다하더라도 누가 실제로 승리했는지 확인하고 가자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 증시 역시 마찬가지"라며 "현재 가능성은 클린턴이 높지만 브렉시트처럼 예측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어쨌든 정점 통과할 것
그럼에도 시장 한켠에서는 이번주를 끝으로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고개를 들고 있다. 대선에 대한 우려를 어느정도 선반영한데다 대선 결과를 계기로 글로벌 위험자산의 하락 변동성이 어쨌든 정점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심리 지표는 경험적인 저점 영역에 위치해 있고, 이는 미국 증시의 저점 형성과도 연관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매매 패턴과 상관계수가 꽤 높은데 어느정도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은 "선거 결과에 따라 진폭은 달라지겠지만 대선 이후에는 불확실성 해소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대선 리스크가 해소되거나 완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불안감이 증시를 억누르는 상황이지만 코스피 2000포인트 이하에서는 매수 대응이 맞다고 본다"며 "살지 말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언제,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어느 후보가 되든 첨단 제조업 투자와 인프라 및 재정지출 확대라는 큰 틀이 같기 때문에 내년 한국 증시의 강세장 기조는 변함 없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지수 조정은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