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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클럽]새 역사 쓴 네이버 'R&D 올인, 통했다'

  • 2017.02.12(일) 08:00

매출 4兆 돌파 '독보적'…광고 불붙어
'인터넷 관문'…검색시장서 적수 없어


국내 최대 검색포털 네이버가 광고 사업에 불이 붙으면서 지난해 처음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인터넷 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곳은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카카오 등 몇 곳 있으나 영업이익으로 1조원을 달성한 곳은 네이버가 처음이다.

 

네이버는 지난 10여년 동안 검색 시장에서 흔들림 없는 1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광고 사업을 키워왔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인터넷 관문'으로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고공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네이버의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은 1조1020억원으로 전년(8302억원)에 비해 32.7% 늘었다. 역대 최대 규모이자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것이다.

 

아울러 매출은 4조226억원으로 전년(3조2539억원)보다 23.6% 증가했다. 매출이 4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처음으로 역시 사상최대 실적이다.

 
 

◇ 불붙은 광고, 매출 조단위 성장

 

네이버는 옛 NHN 시절인 2008년에 개별 기준으로 사상 첫 1조원대 매출(1조2081억원)을 달성했다. 이후 3년만인 2011년에 2조원대(2조1474억원)로 또 한번 도약했다. 2013년 8월 게임 사업(현 NHN엔터테인먼트)을 분할한 이후 성장세에 가속이 붙으면서 2015년 첫 3조원대(3조2512억원)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의 현기증 나는 성장이 계속되면서 2017년에 매출이 4조6000억원대, 2018년에는 5조2000억원대로 껑충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입이 쩍 벌어질 정도의 성적을 내는 것은 광고 사업의 힘이 크다.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광고 부문은 3조원에 육박(2조9670억원)한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4%에 달하며,  전년에 비해 27.8% 증가했다. 이 기간 콘텐츠 매출(9249억원)과 기타 매출(1308억원)이 전년대비 각각 9%, 58.1% 성장하면서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줬으나 광고의 압도적으로 큰 수치에 비교할 수 없다. 

 

광고 사업의 근원적 힘은 검색포털의 기본기라 할 '검색'에서 뿜어져 나온다. 네이버는 검색쿼리(입력횟수) 점유율 기준으로 2003년 1위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무려 14년째 '왕좌'를 지키고 있다. 70~75%에 달하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2위 다음(카카오)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검색시장을 평정한 구글도 국내에선 네이버의 아성을 넘보지 못한다. 네이버는 사실상 적수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 파워는 갈수록 강해질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네이버가 오는 2018년까지 국내 온라인광고 시장 점유율 62%를 차지하면서 과점 사업자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라인 이어 스노우, 연이은 '홈런'

 

네이버는 검색포털 뿐만 아니라 글로벌 메신저 '라인'과 동영상 '스노우', '브이' 등의 신규 서비스가 아시아 지역에서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표 모바일 서비스 라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 전화가 끊기는 상황에서도 연락이 닿는 수단으로 주목을 받으며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태국과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없어선 안될 강력한 생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2015년말 100% 자회사 캠프모바일에서 출시한 동영상 메신저 스노우 역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면서 라인의 성공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의 스냅챗'이란 평가를 받는 스노우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가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할 정도로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가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것은 서비스 성공의 자양분이라 할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네이버는 최근 5년간 매출의 절반 가량인 1조원 이상을 해마다 연구개발비로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데 비율로는 국내외 주요 정보기술(IT) 업체들 가운데 가장 높다.

 

네이버는 2011년부터 매출의 40~43%에 해당하는 1조원 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했다. 2013년에 게임 사업 부문을 떼어내면서 연구개발비가 1조원을 밑돈 9925억원에 그친 것을 제외하곤 매년 예외가 없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4조원을 웃돈 것을 감안하면 작년에도 최소 1조6000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 '기본기' 검색에 역량 모아 

 

1999년 6월 삼성SDS 사내 밴처에서 독립한 네이버(당시 사명은 네이버컴주식회사)가 지금처럼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 이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네이버가 현재의 위상을 가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 검색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꾸준히 공을 들였던 것이 컸다.


네이버는 사업 초기인 지난 2000년 7월에 게임포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인수하면서 '검색과 게임' 두 개의 사업을 양대축으로 삼았다. 초기에는 게임포털 '한게임'의 매출이 검색을 앞질렀다. 이렇게 게임으로 벌어들인 돈을 검색 기술 고도화에 투입하면서 국내 인터넷 환경에 맞는 서비스로 한걸음씩 성장해 나갔다.

인터넷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뀐 이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2015년 네이버는 '라이브(LIVE)'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사업 방향을 내걸었는데 역시 핵심은 검색이었다. 모바일 시대에는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용자 요구를 상황적인 맥락까지 파악하고 정확한 정보를 찾아주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최근 '프로젝트 블루'라는 미래형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네이버 서비스의 기반인 소프트웨어(SW)에서 벗어나 자동차 등 하드웨어에 검색을 이식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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