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넷마블게임즈의 공모가가 베일을 벗으면서 공모주 시장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주식시장 전반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넷마블게임즈는 공모가 밴드가 12만1000~15만7000원으로 확정되면서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가 결정되더라도 시가총액이 최소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면서 공모가 자체가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오히려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입성하는 새내기주, 과연 공모가가 높은 것이 좋을까요.
IPO를 진행하는 회사 차원에서는 높은 공모가를 받는 것이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더 많은 공모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으니 환영할 만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IPO를 주간하는 증권사의 경우에도 공모 규모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 만큼 높은 공모가를 선호합니다.
잊을만하면 공모가 뻥튀기 논란이 일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69개사 가운데 37개사가 공모밴드 최상단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주간 증권사들은 IPO 수수료가 늘면서 전반적으로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두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상장 후 주가 수익률은 어땠을까요. 지난해 10개 공모주 중에 3개가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했다고 합니다. 또 69개 종목 중 연말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종목이 무려 41개였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업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사서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게 당연한 이치겠지요. 하지만 공모주 청약만 받으면 큰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던 과거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겁니다.
▲ 출처=금융감독원 |
이런 분위기가 지속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시장 자체가 침체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증권사들도 수수료를 챙기는 대신 공모주 투자 수익률을 내줘야 할 수밖에 없었죠. 상황이 악화하다 보니 올해에는 수요 예측에 참여하는 증권사들이 공모가 산정에 보수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공모가격은 보통 주간사가 기업 밸류에이션을 거쳐 기업과 주간사가 협의해 희망 공모밴드를 정하고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을 통해 희망 공모밴드 내에서 공모가를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장하는 종목들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희망공모가 하단을 밑도는 공모가에 만족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 때문인지 시장에서는 공모가 대비 높은 시초가가 형성되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공모주 시장 역시 일반적인 시장과 마찬가지로 과열과 침체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데요. 때문에 과거와 같이 무조건적인 추종보다는 수요예측 결과를 눈 여겨 보고, 동종업종의 주가 흐름이나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접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