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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고육지책'…하이투자증권, 매각 돌파구될까

  • 2017.05.16(화) 10:50

2년만에 희망퇴직…체질개선 통해 매각 추진
'30개월 월봉에다 생활안정자금까지' 호조건

하이투자증권이 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30개월치 월급에다 생활안정자금까지 조건도 좋다.

하이투자증권이 전격적으로 희망퇴직에 나선 건 몸집 줄이기와 체질 개선을 통해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리테일 부문의 막대한 적자에도 불구하고 노조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구조조정에 실패했던 하이투자증권이 이번 희망퇴직을 계기로 경영 정상화와 함께 매각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오는 2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15년 3월 162명이 옷을 벗은 후 2년 만의 희망퇴직이다. 희망퇴직 대상은 근속 연수 만 10년 이상 또는 과장급 이상 정규직 직원이다.


희망퇴직 조건은 아주 좋다. 대상자에겐 30개월분 월봉에다 생활안정기금 1000만~3000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생활안정기금의 경우 근속연수 15년 미만은 1000만원, 15년 이상은 2000만원, 20년 이상은 300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다만 희망퇴직의 목표 인원은 정하지 않고 자율 희망퇴직 형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매각을 재추진을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의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 매각 방침을 공식화한 바 있다. 연내 매각을 목표하고 있지만 리테일 부문의 대규모 적자와 이에 따른 실적 부진에다 몸집만 크다는 시장 내 평가로 마땅한 매수자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리테일 부문의 경우 수년째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보다 90%나 급감한 29억원에 그쳤다. 증시 환경이 악화한 데다 경유펀드 소송과 관련한 일회성 비용까지 반영되면서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7억원으로 전분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나빠진 데다 대우조선해양 이슈까지 겹치면서 부진했다는 평가다.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1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대조를 이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리테일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점포운영 전략과 전문영업직 활성화, 성과보상제도 도입 등의 개선안을 내놨다. 하지만 노조와의 갈등으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희망퇴직까지 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밀실매각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체질 개선 방안이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경영 개선안에 제동을 걸어왔다. 그러다가 지난달 일부 노조원들이 희망퇴직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면서 노사협의를 통해 희망퇴직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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