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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에이블씨엔씨의 수상한 유상증자

  • 2017.09.07(목) 15:01

1500억원 대규모 유상증자 추진 발표
석연치 않은 증자 배경…부정평가 일색

저가 화장품 미샤 브랜드사인 에이블씨엔씨가 15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융단폭격을 맞고 있다.

무엇보다 유상증자 배경에 대한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현금성 자산을 1000억원 이상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존 발행주식수의 절반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 유상증자 배경 의문

 

 

에이블씨엔씨 주가는 7일 오후 14%이상 급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 종료 후 기존 발행주식수의 48%에 달하는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유상증자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에이블씨엔씨는 유상증자의 목적을 장기적인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제적인 투자라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선 이해가 안된다는 반응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노후점포 인테리어 개선과 브랜드 마케팅 확대, 제2의 브랜드 육성, R&D 투자 등을 구체적인 유상증자의 이유로 꼽았지만 회사 측이 제시한 사업계획이 유상증자의 목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말 현재 1100억원의 순현금을 가지고 있고, 매년 150억~2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만큼 대규모 유상증자는 필요없다"면서 "시장에 밝혀지지 않은 다른 사업계획 혹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도 "화장품 브랜드사가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필요로 하진 않는다"면서 " 현금성 자산을 100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영업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로 보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은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상증자가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빠른 성과를 기대하긴 힘들고, 증자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도 필연적"이라고 평가했다.

◇ 주가 실적 전망도 부정적

앞으로 실적과 주가도 부정적인 전망 일색이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상반기 대비 각각 7%, 34% 급감했다. 영업현금흐름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역시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드 보복에 따른 여파로 중국인 수요 감소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정체된 브랜드와 노후화된 채널은 경쟁력을 더 떨어뜨릴 전망이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에 해당하는 만큼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인 수요 급감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부진이 여전한 가운데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3분기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에이블씨엔씨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3만4000원에서 2만원으로 40% 넘게 낮췄다. 대신증권과 동부증권도 보유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각각 2만1000원과 1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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