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재개한 가운데 최근 더 또렷해진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든든한 동력이 되고 있다. 외국인이 다시 바이(Buy) 코리아에 나선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는 만큼 통화긴축 속도가 그만큼 빨라지면서 추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 글로벌 증시 전반 훈풍 모드
코스피지수는 전날(12일)까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13일도 소폭 오르고 있다. 국내 증시만 분위기가 좋은 게 아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브라질과 대만 등 신흥국 증시 전반의 최근 2주간 수익률이 3%를 크게 웃돌았다.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증시도 일제히 강세다. 3분기 실적 기대감과 함께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불고 있는 훈풍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의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2005년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등 주요국의 거시 지표들이 개선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1%포인트씩 상향했다. 전망치 하향 조정에 바빴던 연초와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다.
동부증권은 "올해 중반만 하더라도 긴가민가했던 글로벌 경기 개선 추세가 초가을 들어 더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대외 경기에 민감한 한국 증시로는 이만한 호재가 없다"고 평가했다.
◇ 외국인 매수 재개에 톡톡한 역할
글로벌 경기 회복세는 자연스럽게 외국인 매수에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3분기 실적 호재 등 한국 펀더멘털에 대한 믿음으로 주식을 사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경기 훈풍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추석 연휴 직후 사상 최고치 랠리를 재점화한 주체가 외국인이었다는 점에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매도의 정점을 통과한 후 다시 되돌아온 외국인 덕분에 전인미답의 2500선 등반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선물시장에서 9월 만기 당시 상당한 매수 롤오버에 이어 현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이 귀환했다"면서 "추석 연휴 이후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는 등 그동안 관망하던 외국인이 달라졌다"고 해석했다.
◇ 통화긴축 속도 낼 가능성 유의
다만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질수록 선진국을 중심으로 통화긴축 강도도 높아질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전반이 회복되면서 미국은 일찌감치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밝혔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말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긴축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역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를 넘어서면서 예상치를 웃돌았고, 소비 회복과 함께 글로벌 경기 회복 흐름에 동참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를 기점으로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면서 과도한 비관론은 설 자리를 잃어갈 것"이라며 "한국은행 또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와 속도를 염두에 두면서 기준금리 인상 의견을 조심스럽게 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