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입장에서 4차 산업혁명은 방대한 개념만큼이나 잘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로봇, 클라우드, 모바일 인터넷, 블록체인 등의 초연결화 시대의 산업 변화라는 정의를 보면 일단 이런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고 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이런 고민은 한국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앞서가고 있는 해외에서도 비슷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잠재적인 부가가치 창출이 엄청나고 이것이 결국 돈으로 연결되고 따지고 보면 투자 가능한 기업들이 실로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국내보다는 훨씬 더 빠른 시점부터 일찌감치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고 그만큼 이른 시점에서 대체적인 의견 수렴이 이뤄진 모습입니다.
◇ 비용 절감 효과만 해도 상상초월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 성장률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2015년~2015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3%로 예측됐는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기존 전망의 2배 이상인 6%대 초반의 성장률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이 필요한 부분을 점점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 가능하게 하면서 현재 가계 지출의 70%가 공짜가 되는 날이 올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미 스카이프는 전화기를 불필요하게 만들었고 구글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입지를 좁게 했고 스마트폰이 카메라부터 알람시계까지 모든 것을 대체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특히 이런 흐름은 의식주 등 가장 기본적인 것들로 확산되고 있죠. 이를테면 생명공학의 발달은 수명 연장뿐 아니라 식량을 생산하는 비용을 크게 줄여주고 있는 이치입니다.
기업들 또한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든 수용할 수밖에 없는데요. 컨설팅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는 4차 산업혁명이 모든 기업들의 디지털 변형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모든 물리적 자산들이 디지털 생태계로 통합되는 것이죠.
이들은 2020년까지 매년 9000억달러가 4차 산업혁명에 투입되고 이 같은 투자를 통해 비용이 절감되면서 5000억달러의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거의 모든 업종에 적용 가능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국 어느 업종이, 어느 기업이 가장 수혜를 볼 것이란 데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데요. 4차 산업혁명하면 떠오르는 정보기술(IT) 업종은 물론 유통과 유틸리티, 건설, 금융에 이르기까지 수혜를 받지 않는 업종은 거의 없습니다.
이를테면 유통의 경우 물류와 배송은 물론 가상현실(VR) 쇼핑이 가능해집니다. 음식료 업종은 빅데이터를 통한 마케팅과 제품 개발을 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제조업들은 생산 효율이 훨씬 높아지며 비약적인 변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해 여름 4차 산업혁명의 본격적인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기술을 퀀텀 컴퓨팅으로 꼽으며 무수히 많은 섹터들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퀀텀 컴퓨터란 원자의 양자 역학적 효과를 기반으로 방대한 용량과 초병렬 계산이 동시에 가능한 컴퓨터를 말합니다. 모건스탠리는 이처럼 고성능 컴퓨터 시장의 규모가 향후 10년 안에 2배인 1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금융, 의학, 정유, 유틸리티, 화학, 우주항공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해외의 경우 이미 특정 분야에 대한 ETF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ETF 회사 일부에서 블록체인 기술 관련 투자 상품을 만들기 위해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에 허가 신청을 했다고 하네요.
군사용뿐 아니라 아마존이 배송해 활용할 예정인 드론 산업에 투자하는 드론 ETF도 조만간 선을 뵐 전망입니다. 일부에서는 드론이나 드론 관련 기술 업체들로 구성된 ETF가 개발 중에 있습니다.
◇ 투자 기업 영속성 따지되 열린 시선 꼭 필요
물론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가장 뜨거운 논란인 일자리 향배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분분한데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란 기대만큼 기존 제조업 일자리를 줄일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가뜩이나 심화된 부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자리합니다.
이와 맞물려 투자자로서는 4차 산업혁명 이후 내가 투자하는 기업들의 영속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기업이 분명 존재할 테니까요. 이를 꼼꼼히 따지는 것이 쉽지 않다면 사전적으로 이를 염두에 두고 필터링을 거쳐 투자하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가 대안이 될 수 있겠죠.
대신 4차 산업혁명으로 빚어지게 될 각 분야에서의 긴장과 갈등은 반드시 극복해야 할 도전인 동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는 점도 공통된 의견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발생한 갭을 채우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역시 뒤따르기 때문에 적어도 이에 대한 고민 자체는 건전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됐고요. 이런 혁신은 과거 1~3차 산업혁명처럼은 물론, 당시보다 더 빠른 속도와 견고한 강도로 전 세계를 견고하게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이끌 것이란 점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