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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예감 증시]③열정과 냉정 사이

  • 2018.04.30(월) 14:27

"이번엔 다르다" 평가 잇따라
일각선 '비용 부담' 측면도 거론

지난주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개최되며 증시도 한껏 들떠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엔 다르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다만 남북 경제협력 관련 주식들의 상승세가 워낙 가팔랐던 데다 남북 경협을 넘어 통일까지 감안하게 되면서 향후 불가피한 부담 비용에 대한 언급도 서서히 나오는 등 증시도 냉정과 열정 사이에 놓인 모습이다.

 

 

◇ "과거와 다르다" 기대 솔솔

 

지난 주말 남북정상회담은 비핵화 합의를 위한 첫걸음으로 핵시설 폐기 등을 결정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종전 선언 및 평화협정 전환과 개성 공동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담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주말 사이 청와대는 북한의 핵폐기 의지 내용을 추가적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5월 말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3~4주간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사전 조율과 합의가 이뤄지면서 향후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가능성 등이 밝게 점쳐지고 있다.

 

이처럼 전격적인 합의사항의 공개되고 최근 남북 화해모드가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급물살을 타면서 이번엔 다르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는 북한 입장에서 개방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서방국들이 강도 높은 제재로 압박을 가하고 있고 북한 내부적으로도 주민들의 의식 변화 등이 나타나면서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설명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많은 이들이 이번에도 별게 없다고 얘기하지만 시기적으로 북한의 개방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로 보인다"며 "북한 정부도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증시에 득 될 수 있는 타이밍

 

북한뿐 아니라 현 경제 상황 상으로도 남북정상회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눈여겨볼만하다. 과거 1,2차 정상회담 때보다 경제환경이 양호해 긍정적인 파급이 훨씬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과거 2000년과 2007년의 경우 글로벌 경기가 호황의 정점이던 시기에 열렸고 이후 글로벌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해 정치적 이벤트가 주는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글로벌 경기 호황 국면 진입 과정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밝혔다.

 

한국 증시 측면에서도 과거와 다르게 리스크 프리미엄이 하락하는 초기에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소지가 높아졌다. 한투증권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과거와 달리 매우 유리한 국면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 "독일처럼"…비용 부담도 고개

 

반면 통일의 경우 막대한 비용을 수반한다는 점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남북 경제협력을 넘어 그 이후를 감안할 경우 오히려 증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DB금융투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가능성에 동조하면서도 "중기적으로 평화를 위한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통일과 결부시키는 것이 시기 상조일 수 있지만 상당한 비용이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독일의 통일 당시 서독은 동독의 경제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했고 이로 인해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경기를 압박했다. 자연스럽게 독일 증시도 상당기간 횡보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DB금융투자는 "통일 비용 중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충당돼 세금 문제는 더욱 길게 이어졌다"며 "주식시장에 중기적 부담이었다"고 덧붙였다.

 

◇ "냉정 유지하라" 조언도

 

당장은 냉정을 유지하라는 조언도 있다.

 

대신증권은 "중장기적으로 남북 평화체제 확립 이후 남북 경제협력이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한국 경제와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아직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기대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낙관 또한 당분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SK증권도 "최근 북한관련 종목 주가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냉정함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전 정상회담 결과와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할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은 당분간 지엽적 테마주 찾기가 활성화될 확률도 높지만 유효기간이 길지 못함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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