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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후덜덜' 무역전쟁…과거엔 어떻게 넘었나

  • 2018.06.29(금) 14:20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증시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맨 처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 주의 강화를 들고 나왔을 때만 해도 사실 긴가민가했는데요. 미국과 중국이 서로 날을 세우고 유럽까지 가세하면서 무역전쟁의 포화가 날로 거세지는 모습입니다.

 

 

무역전쟁을 시장이 두려워하는 이유는 과거에 호되게 당한 경험이 여럿 있기 때문인데요. 무역전쟁이 실제 과거에 세계 경제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보호무역의 정의부터 알아봐야겠죠. 보호무역은 말 그대로 자국 경제와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유리하게 가져가는 무역정책입니다. 관세율도 높이고 수입 제품에 대해 깐깐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죠.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은 당연하죠. 자유무역주의가 발달하기 전까지 중상주의가 성행한 것을 아실 텐데요. 이제 막 산업이 발전하고 있다거나 자국 경제가 흔들린다면 보호무역 주의 정책이 어느 정도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보호무역 주의가 득보다는 실이 많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큰 재앙을 몰고 왔다는 것이 문제인데요.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을 더 악화시킨 주범이 바로 보호무역주의입니다.

 

 

보호무역주의가 직접적으로 대공황을 일으킨 것은 아닙니다. 1차 세계대전 후 표면적으로 경제적 번영을 누리는 듯했던 미국이 만성적인 과잉생산 문제가 드러나며 주가가 대폭락하고 실업자가 속출하게 됩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을 하는 뉴딜 정책이 나오게 되죠.

 

▲ 대공황 당시 미국 실업자 모습. 출처:위키백과

 

이런 가운데 미국은 1930년 보호무역 정책을 담은 스무트-홀리 법을 내놓으면서 기름을 붓습니다. 스무트-홀리 법은 당시 공화당 소속이었던 리드 스무트 의원과 윌리스 홀리 의원이 주도한 법안으로 2만여 개의 수입품에 평균 59%, 최고 400%의 관세를 부과한 법안입니다. 이로 인해 각국으로 보호무역이 확산했고 약 2년간 전 세계 무역의 60% 이상이 줄어들게 됩니다.

 

 

스무트-홀리 법 이후에도 무역전쟁은 몇 차례 더 발발하는데요. 냉전 시대가 이어졌던 1960년대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만들어 공산권이나 비동맹국에 대해 80%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합니다.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는 일본과 독일을 대상으로 자동차와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 장벽을 다시 높이는데요. 이를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플라자 합의가 나오게 됩니다. 

 

 

가장 최근인 2000년대 초반에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인 바 있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정치적 목적이 컸고 당시처럼 올해도 11월에 중간선거를 앞두면서 이를 기점으로 서서히 잦아들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나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역전쟁이 생각보다 더 구체화되고 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과거의 무역확장법 232조를 부활시키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무역확장법 232조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발족한 후 사실상 사문화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근거로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를 기억하는 한 미국이 스스로 파국을 택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상황이 계속 악화일로로 가고 있지만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진 염두에 두고 있진 않은 이유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 분석에 따르면 두 나라가 상대 국가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양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0년간 매년 0.15%에서 0.25%까지 낮아지고 수출 역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싸움이 격화될수록 분명 모두 손해 보는 구조입니다.

 

 

올 하반기까지는 무역전쟁 이슈가 시장을 괴롭힐 것이란 점도 자명한데요. 가뜩이나 미국의 긴축 행보로 긴장해 있는 시장으로서는 2개의 태풍을 견디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주가가 회복됐다는 점인데요.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보호무역 확산 초기에 주가는 부정적으로 반응했고 1년 이상 우려가 지속된 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고 하네요.  시장을 항해 중이라면 당장은 배가 흔들리더라도 '좌석 벨트'를 단단히 매고 감내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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