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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후폭풍…주식·채권시장 '불똥'

  • 2019.03.25(월) 14:43

28일 'KRX300·KRX300섹터' 제외 예정
상장채권 상장폐지…ABS 부실화 우려

아시아나항공이 2018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인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서 시장도 후폭풍에 휘말렸다. KRX300 지수 구성종목에서 제외되는 한편 신용등급 하향 검토대상에 오르면서 채권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장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기 위해 신용등급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치마크에서 빠져…'수급' 비상

아시아나항공이 25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KRX300섹터 등 주요 지수에서 이름이 빠지게 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주요 지수에서 제외하는 사유가 발생한다"며 "관리종목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수에 편입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거래소 지수산출 기준에 따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매매정지가 해소된 다음날부터 이틀 뒤에 지수 명단에서 빠지게 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6일 거래가 재개되고 28일 지수에서 일제히 제외되는 셈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KRX300 KRX300섹터 등에 편입돼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기간 주가 하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관 및 외국인 거래 비중이 종래에 비해 줄면서 수급 및 거래 측면에서 약세가 유지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재 감사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문제를 바로 잡겠다는 방침이지만 증권가에서는 빨라야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에야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2월 결산 법인인 아시아나항공의 상반기 연결기준 반기보고서 제출기한은 8월29일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관리종목 지정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불을 지핀 셈"이라며 "실적 및 재무구조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심리 악화는 물론 향후 자금조달에서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재 감사 과정에서 재무제표 상 실적보다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재무제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금호산업도 KRX건설 KRXmid200 지수 등에서 빠지게 된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33.47%)다. 금호산업의 감사의견 한정은 아시아나항공 여파에 따른 것으로, 향후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이 적정으로 바뀌면 금호산업도 자연스레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채권 부실 우려…유동성 '비상등'

채권시장도 불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6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상장채권 '아시아나항공 86'이 내달 8일 상장폐지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86은 25일부터 27일까지 매매가 정지되고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정리매매기간을 거친 뒤 상장폐지된다.

거래소는 상장폐지 사유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감사의견 한정'이라고 밝혔다. 채권의 경우 주식과 달리 감사인의 한정의견은 상장폐지 충분사유가 된다. 아시아나항공 86은 아시아나항공 채권 중 현재 유일하게 장내거래되고 있는 채권이다.

아시아나항공 86의 상환일은 내달 25일로 아직까지 시장에서는 상장폐지가 만기상환에 지장을 줄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ABS(Asset Backed Securities·자산담보부채권) 영향은 불가피해보인다. ABS는 앞으로 나올 매출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22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 두 곳은 아시아나항공을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관리종목 지정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제한된 데다 회계정보 신뢰성마저 떨어져 유동성 위험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면 매출의 일부분을 ABS 신탁에 먼저 적립해야 하는 사유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현재까지 발행한 ABS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향후 운영비용 조달 및 단기차입금 상환에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차입금 총 규모는 3조4400억원, 이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1조3200억원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자산 매각과 차입금 상환에 따른 부채 부율 개선으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며 "실적 가시성과 회계 신뢰성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유진투자증권은 "회계 기준 강화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 압력이 신용등급 안정성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먼저 신용등급 방어를 위한 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작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62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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