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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SKB에 3900억 투자…태광 오너일가 현금화

  • 2019.04.29(월) 15:55

이호진 태광그룹 前 회장 1624억 챙겨
장남 현준씨 1065억…SKB 상장 가능성↑

미래에셋대우가 SK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면서 합병법인의 3대 주주로 부상했다. 미래에셋대우가 3900억원의 현금을 투입해 티브로드의 최대주주인 태광산업과 자사주 등을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모조리 긁어오는 구조다.

이에 따라 티브로드 주요 주주인 이호진 태광그룹 전(前)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장남 현준 씨 등 태광그룹 오너 일가 및 계열사가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미래에셋대우는 29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에 따른 합병존속회사(SK브로드밴드)의 신주 3221만주를 3879억원(주당 1만2044원)에 취득키로 했다고 밝혔다. 신주 취득일은 합병기일인 내년 1월1일 이후로 잡아놨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월 홍콩 계열사의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주로 해외 계열사 자본수혈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댄 적은 있으나 외부 기업 지분 취득에 나선 것은 2017년 6월 네이버와의 자사주 스왑을 위해 5000억원 투입을 결정한 이후 2년 만이다.

SK브로드밴드의 지분 100%를 들고 있는 SK텔레콤은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6일 티브로드와 합병을 결정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비율은 1대 1.6860091이다. 티브로드 주주들에게 보유 주식 1주당 1.6860091주의 비율로 합병법인의 신주를 준다. 신주 수는 총 1억286만주이다. 오는 11월29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내년 1월21일 합병을 마무리 짓는 일정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투자로 합병법인 SK브로드밴드의 지분 8.02%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티브로드의 최대주주인 태광산업(53.94%)과 자사주(0.01%) 등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에 배정할 합병신주를 미래에셋대우가 그대로 가져오는 구조다.

이에 따라 티브로드 주식 800만주(10.79%)를 들고 있는 이호진 전 회장은 배정된 합병신주 1348만주(800만주*합병비율 1.686009) 전량을 미래에셋대우에 간접적으로 매각하는 셈이 된다. 매각금액은 1624억원(1348만주*1만2044원)이다.

마찬가지로 이 전 회장의 장남 현준 씨는 보유 중인 티브로드 주식 525만주(합병신주 885만주)를 미래에셋대우에 처분하면서 1065억원의 적지 않은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태광그룹의 IT계열사(구 태광관광개발)이자 티브로드 주요 주주(7.76%)인 티시스는 1168억원의 현금이 배정되었다. 티시스는 골프장 운영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하는 태광관광개발(1981년 설립)이 지난해 8월 옛 IT 계열사 티시스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지금의 티시스로 바꾼 회사다.

작년 11월21일 기준 티시스의 최대주주는 태광산업(46.33%)이며 대한화섬(31.55%)과 이현준 씨(11.3%), 이 전 회장(4.32%) 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용 회장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재단 역시 티브로드 지분(0.15%) 매각으로 22억원을 챙기게 됐다. 이호진 전 회장은 이임용 창업주의 막내 아들이다.

미래에셋대우가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현재 비상장사인 SK브로드밴드의 상장 가능성도 높아졌다.

증권가에선 이번 합병 과정에서 FI를 유치한 만큼 '향후 5년 이내 상장' 조건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측은 계약 내용이라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FI 참여 이유에 대해선 "합병법인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라며 "향후 PEF 설립을 통해 여러 투자가들에게 공동 투자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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