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흥행 귀재' 강우석 감독이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시나브로 처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언더웨어 전문 그리티(옛 엠코르셋)의 보유 지분을 최근 1년간 꾸준히 매각하면서 15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강 감독은 지난달 23일부터 최근까지 장내에서 그리티 보유 주식 가운데 13만주를 13차례에 걸쳐 매도했다.
앞서 그리티 상장(2018년 7월) 이후인 지난해 9월에도 4차례의 지분 매각(8만4000주)에 나선 바 있는데 이를 감안한 지난 1년간 주식 처분액은 총 15억원이다. 상장 당시 12.24%였던 지분율은 현재 10.76%로 줄었다.
그리티는 현 최대주주(32.33%)인 문영우 대표가 2002년에 인수한 언더웨어 브랜드 르페를 전신으로 하는 회사다.
초기 사명은 엠코르셋이었으나 올 7월 지금의 간판으로 바꿨다. 강 감독과 문 대표는 절친한 사이며, 문 대표의 제안으로 강 감독이 초기 자본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강 감독은 그리티 사업 초기부터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말 기준 강 감독의 지분율은 34.8%로 최대주주인 문 대표(39.58%)에 이어 2대 주주다.
이후 몇차례 유상증자와 무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지분율 변동이 있었으나 2대 주주 자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그리티 상장 직후 기준으로 강 감독의 부인과 3명의 친인척도 각각 1%에 못 미치는 미미한 규모이긴 하지만 지분을 들고 있다.
그리티는 지난해 발행주식의 24%의 해당하는 신주 200여만주를 일반공모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신주모집 뿐만 아니라 문 대표 보유 주식 일부인 50만주를 구주매출 했다. 공모가(1만1500원) 기준으로 문 대표가 현금화한 금액은 58억원에 달한다.
이때가 주요 주주인 강 감독에게도 투자금 회수의 기회였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강 감독이 추가로 장내매각에 나설 경우 적지 않은 돈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잔여 주식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3305원)으로 71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