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당선됐다. 통상 금투협회장은 증권사 최고경영인(CEO) 출신이 가져가는 만큼 별다른 이변 없이 후보자 가운데 유일한 현직 최고경영인이 선임된 셈이다.
나 사장은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한 후 한 회사에서 사장까지 오른 '원클럽맨'이다. 이번 선거에서 그의 우직함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35년의 업계 경험이 높게 평가받았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오는 2022년 말까지다.
◇ 나재철, 76.3% 득표로 압승…역대 최고 득표율
한국금융투자협회는 20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76.3% 득표율로 나재철 후보자를 제5대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고(故) 권용원 전 회장의 선임 당시 득표율 68%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임시총회 참석 의결권은 전체 회원사 295개사 중 87.6%로 의결권의 과반수가 참석해 총회가 성립됐다. 참석 의결권의 과반 득표로 나 후보가 당선됐다. 이어 정기승 후보(15%), 신성호 후보(8.7%) 순으로 나타났다.
투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K-voting 시스템을 통한 전자 투표 방식으로 영등포경찰서 관계자 참관하에 투명하게 진행됐다.
투표는 1사 1표씩 행사하는 균등의결권(40%)과 회비 분담률에 따라 행사하는 비례의결권(60%)을 반영해 집계했다.
◇ "제대로 일하는 협회 만들겠다"
업계에서는 신임 금투협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권 전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 후 2개월여간의 공석으로 업계 현안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나 신임회장은 투표 전 정견발표에서 "지난 35년간 리테일, 홀세일, IB 등 금융투자업의 다양한 부문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많은 경험을 쌓아 왔다"며 업계에 대한 경험을 강조해 회원사 대표들의 표를 얻는 데 성공했다.
나 신임회장은 "2012년 이후 8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저축은행과 투자자문 인수, 자산운용 합병, 에프앤아이 인수, 부동산자산신탁 설립 등으로 다양한 업권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당선 후 기자실을 찾은 나 신임회장은 "협회장으로 취임하면 자본시장 발전과 금융투자업계 발전, 협회의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행동하는 협회, 회원사 요구를 반영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일하는 협회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불어 "국내 자본시장은 은행 중심의 금융업 발전과 현존하는 많은 규제로 인해 아직까지 선진국과 비교해 성장 수준이 부진하다"며 "앞으로 자본시장이 한 차원 성장하고 금융투자업이 제2의 도약을 맞을 수 있도록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1960년생인 나 신임회장은 조선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외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국제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에 대신증권에 공채 입사한 후 현장에서 직접 영업을 하며 지점장에 올랐고 리테일과 홀세일, 기획본부장을 거쳐 대표까지 올랐다. 또 2012년부터 현재까지 8년간 대표 자리를 지킨 장수 CEO로 꼽힌다.
한편 대신증권은 이번 나 대표의 당선으로 후임 대표 선임 절차를 조만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후임 대표로는 대신저축은행 대표를 거친 오익근 대신증권 부사장이 내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