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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맞수 열전]④'영원한 쌍벽' 신한금투 vs 하나금투

  • 2019.12.23(월) 14:04

자본확충·순이익 숨막히는 레이스
금융지주내 비은행 주축으로 성장

같은 분야에서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Rival)'이 항상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애플만 해도 스마트폰 사업 초기부터 티격태격, 서로를 넘어서기 위한 무한경쟁을 하다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는 회사로 나란히 크지 않았나. 국내 증권 업계에서도 비슷한 체급의 회사들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맞수 관계를 형성,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처럼 상대방의 역량을 끌어내는 역할을 맡으며 함께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업계를 대표하는 맞수를 꼽아보고 이들의 핵심 역량을 비교해본다. [편집자]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증권 업계의 대표적 맞수로 꼽힌다. 각각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라는 듬직한 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카드와 보험, 캐피탈 등 다양한 금융회사를 거느린 지주사에 속해 있다는 점이 공통분모다.

금융지주가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를 내는 행보가 비슷하다. 이 가운데 증권에 대한 역할이 강조되면서 자본확충을 통해 덩치를 키우는 모습이 닮았다.

그룹 내 계열사간 협업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역대급 성적을 각각 기록했다. 올 들어선 매분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순이익 경쟁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불붙은 자본 확충 경쟁

올 초만 해도(3월말 기준) 신한금투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원대로 자본 '체급'이 비슷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올 5월 신한금투가 지주사를 대상으로 66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9월말 기준 4조2000억원대로 자본을 확충했기 때문이다. 초대형 IB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시킨 것이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금투에 대한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2016년 5000억원의 유상증자 참여 이후 3년여 만이다.

모처럼 자본 덩치를 불린 것은 다른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충 경쟁을 외면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최대 경쟁사인 하나금투도 지난해 3월과 12월 두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무려 9년 만에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이다. 이로 인해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기존 1조9000억원대에서 3조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 두 증권사가 적극적인 덩치 키우기에 나선 것은 NH투자증권 등 경쟁사들이 모회사 지원으로 자기자본을 늘리기에 나선 것이 크다.

여기에 업계 10위권 밖이었던 KB증권이 현대증권 인수를 계기로 5위권 안으로 단숨에 들어왔으며, 키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빠르게 늘리며 무섭게 치고 올라온 것도 무시할 수 없다.

◇ 하나금투도 4조원 고지 바짝 

신한금투는 자기자본 확충과 함께 발행어음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만 할 수 있으며 그 가운데서도 단기금융업 사업자로 지정을 받아야 가능하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까지 세곳이다. 신한금투까지 가세하면 발행어음 시장은 3파전에서 4파전 구도로 재편하게 된다.

신한금투가 라이벌인 하나금투보다 한발 앞서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긴 가운데 하나금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 9월말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000억원으로 4조원 고지를 향해 묵묵히 전진 중이다. 아울러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가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업을 강화해 그룹 전체 시너지를 내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 추가 자본 확충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 이익 창출력 개선, 실적 성장세

자기자본 확충과 맞물려 두 회사의 순이익이 나란히 개선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엎치락 뒤치락 실적 경쟁을 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신한금투는 251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투도 1521억원의 순이익으로 7년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순이익을 연간으로 보면 신한금투가 하나금투를 최근 수년 동안 가볍게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두 회사의 순이익 격차가 1000억원 가량 날 정도로 신한금투의 성적이 좋았으나 올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하나금투가 국내외 IB 부문에서 선전한데다 은행과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에 힘입어 올 들어 분기 성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올 1~3분기 누적으로 하나금투 순이익은 2113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금투 순이익(2020억원)을 살짝 앞섰다.

지난해 두차례에 걸친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서 올 7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되자 이익 창출력이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대로라면 하나금투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 비은행 계열 주축, 매트릭스 조직 체질개선

두 회사가 각각의 금융그룹 내에서 나란히 비은행 부문 주축을 담당하는 것도 이목을 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신한금투의 순이익(올 1~3분기 누적 기준)은 신한카드(4111억원) 뒤를 이어 비은행 부문에서 최고다.

핵심 계열사로서 지주의 전체 실적을 책임지는 신한은행(1조9763억원) 실적과 직접 견줄 수준은 아니지만 이 기간 비은행 계열사의 전체 순이익(1조원) 가운데 신한금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하나금투는 금융지주 내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하나은행이 2조원에 달하는 순이익(1조7913억원)을 냈으며 뒤를 이어 하나금투가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2000억원 이상의 압도적인 실적을 거뒀다.

다른 계열사인 하나캐피탈(770억원)과 하나카드(498억원), 하나생명(172억원), 하나저축은행(111억원)과 비교되는 성적이다.

신한금투와 하나금투는 금융지주 내 계열사와의 끈끈한 협업을 위한 이른바 매트릭스(Matrix) 조직으로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하나금투는 최근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 및 투자상담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 투자상품서비스(IPS) 본부를 자산관리(WM) 본부 산하로 흡수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 계열사인 신한금투도 투자상품서비스 본부를 확대 재편해 계열사 조직을 모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은 지난 1940년 미국에서 제조업과 항공업체를 중심으로 처음 도입됐다. 이후 미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앞다퉈 받아들였으나 매트릭스 조직이 갖는 '명령체계의 혼선'이 문제점으로 드러나면서 도입 열기가 한풀 꺾였다.

이후 다시 활기를 띈 것은 2000년대 초반 JP모간체이스와 시티그룹 등 미국의 금융그룹이 경쟁적으로 받아들이면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의 글로벌화와 경쟁 심화 등을 배경으로 팀 조직 중심이 각광을 받게 되면서 매트릭스 조직에 대한 관심이 신한과 하나, KB 등 국내 금융 그룹을 중심으로 다시 높아졌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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