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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운용, 자기자본 2위로…운용업계도 지각변동

  • 2020.03.02(월) 15:01

금융그룹 계열 운용사 자본 기반 투자대상 확대
적자社 확대 '양극화'…사모 중심 구조조정 불가피

한화자산운용이 5000억원 규모의 증자에 나서며 운용업계에서도 자기자본 확대 바람이 불지 주목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가 전반적으로 악화된 운용환경과 라임 사태로 불거진 투자 기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융그룹 계열 운용사를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대형사와 소형사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 한화자산운용, 운용업계 자기자본 2위 '껑충'

2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달 말까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규모를 5100억원 늘리기로 했다. 한화자산운용은 한화생명의 100% 자회사로, 모회사인 한화생명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번 자본 확충으로 기존 대표 펀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투자와 대체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 기반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필요하다면 경쟁력 있는 해외 운용사를 인수합병(M&A) 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증자로 한화자산운용의 자기자본은 7098억원으로 업계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현재 운용사 자기자본 1위는 미래에셋자산운용(1조6466억원)으로 압도적이며 기존 2위였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128억원)과는 격차를 2000억원 가까이 벌리게 된다.

◇ 대형 운용사, 계열사 힘입어 자본·AUM 확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90개 자산운용사 중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 운용사는 14개사다. 대부분이 금융그룹 계열 운용사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이어 삼성자산운용(4703억원)이 뒤를 잇고 있고 나머지 11개사는 1000억원대에 그친다.

운용자산 규모도 생명이나 증권 등이 포함된 금융그룹에 속한 계열사가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삼성자산운용이 256조원대로 가장 높았고 미래에셋자산운용(117조원), 한화자산운용(103조원), KB자산운용(63조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57조원), 한국투자신탁운용(55조원) 등이 50조원 이상 상위권이다.

지난해 순이익 역시 자본과 운용자산에 따라 갈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난해 순이익이 138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자산운용(538억원), KB자산운용(455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404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 중소형 적자회사 존폐 기로…무더기 퇴출 가능성도

금융그룹 계열 자산운용사는 자본을 기반으로 다양한 투자 자산으로 투자 여력을 확대하며 운용자산(AUM)과 순이익을 늘려가고 있는 반면 소규모 사모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전체 운용사의 35%가 적자를 이어가며 대규모 퇴출도 예견되고 있다.

전체 운용회사 290개사 중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회사는 무려 103개사로 집계됐다. 전체 운용사의 35%가 적자를 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 사태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올해는 더 힘든 상황이 예상된다.

2015년 전문자산운용사 진입 기준이 대폭 완화돼  19개사에서 217개사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산운용사 부실과 투자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이 자산운용업계 구조조정에 직접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사모펀드 현황 평가 및 제도개선 방향'을 통해 자본금 7억원, 6개월 내 수탁고가 0원, 운용역 3명 등의 기준에 미달하는 운용사에 대한 즉시 퇴출(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이 10억원 이하인 자산운용사는 12개사로, 해당 회사가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7억원 기준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전문사모운용사 사장단은 지난달 열린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환매 연기된 일부 운용사 이회의 대다수 전문 사모운용사는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사모펀드업계 전체를 문제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 사고가 발생하면 전체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부실 회사에 대한 관리 감독은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시장을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할 경우 펀드와 운용의 다양성을 침해하고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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