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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투자 느는데…평가 체계는 걸음마 수준

  • 2020.03.03(화) 13:39

국민연금 필두로 기관투자자 ESG 투자 확대
국내 연구 적고 일관된 기준·평가 없어 한계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인을 투자 결정에 반영하는 ESG 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투자자가 참고할 만한 ESG 평가체계나 투자 효과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ESG는 각각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투자를 결정할 때 투자자는 주로 매출, 영업이익, 성장성, 수익성 등 재무적 투자 요소를 고려했지만 이외에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해 추가로 비재무적 요소인 ESG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로 ESG 투자가 재무적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아직 명확한 답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기관투자자와 신용평가사가 ESG 투자와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 분석에 나섰다.

◇ ESG, 거스를 수 없는 글로벌 투자 트렌드

3일 자본시장연구원과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ESG 투자 규모는 약 30조7000억달러로 2016년 22조8000억달러보다 약 34%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미국이 전체 ESG 투자의 85%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 국민연금이 ESG 요소를 반영한 책임투자를 기금 전체 자산군에 적용하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의결하는 등 기관투자자들이 ESG 투자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하지만 글로벌 투자와 비교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전체 ESG 투자 규모는 약 28조원, 전체 운용자산 대비 ESG 투자 비중은 4.18%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이 중 96% 이상을 국민연금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관투자자들이 여전히 ESG 투자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ESG 투자가 수익률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 "ESG 평가 체계 확보해야"

해외에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ESG 투자 성과에 대한 결론이 나오고 있다. 대체로 긍정적인 결론이 대다수지만 투자 대상 선정 과정에서 어떤 기준을 추가로 고려하느냐에 따라 부정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어 투자 시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관련 연구가 적고 대부분 기업지배구조 평가에 치우쳐졌다는 평가다. ESG 평가기관이 제공하는 ESG 점수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ESG 투자 관련 연구가 매우 적은 상황이라 ESG 투자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과 관련 증거의 축적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며 "ESG 투자 역사가 길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ESG 정보를 엄밀하게 수치화·계량화할 만큼 개별 기업의 다양한 사례와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서 평가기관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도 ESG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게 확대되면서 ESG를 신용평가 요소에 녹여서 판단하는 동시에, 향후 독자적인 평가 요소의 지위를 차지할 것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현재로서 ESG를 평가하기엔 한계도 많다. 한신평은 "ESG 자료는 아직 표준화되거나 규격화되어 있지 않고, 대부분 공개자료로부터 추측 또는 추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료확보의 일관성 또는 표준성의 문제가 존재한다"며 "일관된 평가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데 한계가 있어 ESG가 신용평가에 독자적 요소로 고려되는데 또 하나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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