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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나는 '개미'입니다

  • 2020.03.24(화) 14:37

주식시장 개인투자자 자금 역대 최대 규모
과거 경험 학습에 갈 곳 없는 부동자금 올인 

# 나는 '개미(개인투자자)'입니다. 

몇 년째 회사 생활을 하며 월급을 받아 착실히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는 적금도 열심히 부었습니다. 그런데 3년을 열심히 모아도 이자는 몇십만원에 불과하더라고요. 이젠 적금 이자가 1%도 겨우 넘는다 하니, 이렇게 월급을 모아서는 절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 재테크를 하기로 결심했죠. 주위를 둘러보니 부동산으로 다들 돈을 벌더라고요. 그동안 모은 돈이 많지는 않지만 적은 돈으로 지방 소형 아파트라도 갭투자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각종 규제를 내놓기 시작하자 불안한 마음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분간 부동산 투자는 지켜봐야 할 것 같은 마음에 다른 투자 상품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펀드도 있고 다양한 투자 상품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 사태로 사모펀드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어졌습니다. 증권회사나 운용사는 자기들 이익만 챙기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돈을 맡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식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금융위기를 보면 항상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칠 때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결국 돈을 벌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어차피 당장 쓸 데도, 투자할 곳도 없는 돈인데 주식에 투자하면 금방 높은 수익률을 볼 수 있겠죠. 빌려서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이자도 낮다고 해서 신용까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다)'해 우량주에 투자했습니다.

절대 망하지 않을 우리나라 최대 기업들인데 주가가 이렇게 하락하다니 지금이 저에게 찾아온 운명 같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잡은 저점에서도 주가는 며칠 새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 기다리면 봄이 올까요.

# 우리는 '개미' 입니다. 

저와 같은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그렇게 우리는 미지의 주식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첫 주식투자에 이런 값진 경험을 하다니 감사한 마음을 가지자며 서로를 위로 합니다.

우리가 이번달(3월2일~20일)에 산 주식은 무려 8조4978억원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열심히 파는 주식을 우리가 다 받아줬죠. 심지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식만 무려 4조5815억원어치를 샀습니다.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을 것이며, 시장 상황만 좋아지면 가장 빠르게 회복할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2011년 초 100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가 8월 67만원대까지 하락한 적이 있었죠. 하지만 시장 회복과 함께 1년도 채 안 돼 140만원대까지 올라서며 시간을 버텨낸 장기 투자자들이 큰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때 미처 사지 못했던 아쉬움을 이번 기회에 풀어보자 싶습니다.

사실 우리 개미들에게 여유 자금이 수중에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죠. 올해 1월 기준 국내 부동자금은 1287조원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유동성의 절대 규모를 떠나 갈 곳 잃은 돈이 많아졌다는 것이죠. 모두가 같은 이유에서 자금을 묶어두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돈들로 주식시장의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죠. 지난 20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투자자 예탁금은 39조원에 달합니다. 1월 초 30조원과 비교해 9조원가량 늘어났습니다. 새로운 주식 투자 예비 자금이 대거 들어왔고, 우리가 앞으로도 주식을 더 살 수 있다는 얘기기도 합니다.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에 선뜻 투자하기 무서운 장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발동되는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에 불안함이 앞섭니다. 실제로 개미들의 결말은 새드엔딩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앞선 경험자들의 말처럼 저점을 다져갈 때마다 분할 매수로 대응하고 오랜 시간 인내하면 우리에게도 언젠가 봄이 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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