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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총알 채운 개미군단, 이번엔 이길까

  • 2020.03.30(월) 16:46

예탁금 45조 역대 최대, 활동계좌수 최대치
외국인 엑소더스 받아내며 개인 '사자' 행렬
학습효과 매수 타이밍 "분산·장기 투자해야"

개인 투자자들이 전례없는 '사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 관련 지표들이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주가가 급등락하는 가운데 '위기는 곧 기회'라고 보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주식매수 대기자금과 참여계좌수가 역대급 기록을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 행렬이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는데다 당분간 변동성이 극심한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 45조, 사상최대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식계좌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6일 기준 45조169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이란 주식 투자를 위해 일시적으로 증권사 계좌에 입금해 놓은 돈, 즉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이다. 작년말 27조원 가량이었던 투자자예탁금은 2월말 31조2124원으로 확대되더니 이달 들어선 무려 14조원이나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주식을 하지 않거나 잠시 쉬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대거 몰리는 양상이다.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지난 26일 기준 3064만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말한다. 지난 6일 3002만개로 사상 처음으로 3000만개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26일까지 70만개가 늘어났다. 코로나 폭락장으로 주가가 어느 때보다 저렴해진데다 기존 증권사 뿐만 아니라 카카오가 새로 증권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비대면 계좌 개설이 쉬워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 누적으로 19조8000억원, 코스탁에서 2조9000억원 등 총 23조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외국인이 '엑소더스'를 방불케 할 정도로 한국 주식을 내다 던지는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사자 주문 행진으로 이에 맞서며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개인은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에 항상 역행했으며 반복된 실패와 누적된 트라우마를 이유로 지난 2000~2019년 사이에 코스피에서만 누적 76조6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라며 "개인이 국내 증시 내부 수급기반 붕괴의 직간접적 단초였던 점을 상기하면 지금의 상황은 지극히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 과거 학습효과 영향, "분산·장기 투자해야"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은 '학습 효과'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000선이 붕괴(10월24일)된 코스피 지수는 이후 약 1년도 안 된 2009년 8월24일에 1612.22로 71% 상승한 적이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가 올해 초 고점 대비 20~30% 빠진 것도 기회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연 0%대로 떨어진 예금 금리와 식어버린 부동산 경기도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위원은 "과거 몇차례 위기가 왔을 때 코스피 지수가 1년에서 1년 반만에 회복했던 경험들이 개인 투자자에게 학습된 것 같다"라며 "삼성전자 한개 종목에 올인하기 보다 3~4개 종목에 분산해 투자하는 것이 좋고 저점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보다 매수 시점을 나눠 분산하면서 장기투자를 한다면 좀 더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데다 실물 경기에 얼마나 충격을 줄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투자에 나설 것을 조언하고 있다.

임상국 KB증권 투자컨설팅부장은 "공격적인 레버리지에 의한 투자 등의 방식이 아닌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투자한다면 충분히 수익이 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도 "외국인들은 오늘까지 매도 행렬을 하고 있으며 각국에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으나 경기 회복 속도가 느려지면 주가 상승에도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무분별하게 낙폭 과대 종목에 대한 매수에 나서기엔 리스크가 있다"라며 "경기와 기업 실적 개선 흐름 등의 제반 지표를 확인하고 접근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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