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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매수 타이밍 놓쳤나' 단기상품에 넘치는 돈

  • 2020.04.17(금) 16:13

CMA·MMF 자금유입 확대, 투자자예탁금은 감소
증시 빠른 회복, 저가매수 기회 놓친 대기자금

증시 대기자금 혹은 시중 투자자금의 피난처로 여겨지는 단기상품들에 개인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1800선 후반대를 넘어 1900선까지 회복하자 '저점 매수' 타이밍을 놓친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상품에 자금을 잠시 맡겨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 대표 단기성 자금 CMA·MMF 급증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개인 잔액은 46조7669억원으로 이달 1일(46조1693억원)보다 6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코스피 지수가 1400선대로 급락한 지난달 19일(44조7639억원)에 비해선 2조원이나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로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4일 기준 국내 MMF 설정액은 135조3259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5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개인 MMF 자금은 22조2965억원에서 22조6867억원으로 3902억원 늘었다.

MMF와 CMA는 단기 자금을 운용하는 대표적인 재테크 상품이다. 하루만 맡겨도 운용 실적에 따라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 목적으로 준비해 놓는 목돈을 묵히지 않고 짧은 기간 거치할 수 있다.

MMF는 증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펀드를 구성, 이를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돌려주는 실적배당상품이다.

수수료가 없고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며 일반은행 예금보다 수익률이 높아 불확실한 장세에서 단기 부동자금을 흡수하는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CMA 역시 증권사가 고객 자금으로 CP나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금을 돌려주는 수시입출금 통장이다.

◇ 저가매수 타이밍 놓치고 표류

증권 업계에선 증시가 꾸준히 오르자 관망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대기성 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지수가 1900선까지 반등하자 한발 물러나 기회를 엿보는 투자자가 많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는 글로벌 증시 중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이날(17일) 장중 1900선을 넘겼다. 장중·종가 기준으로 가장 최근 1900선을 넘겼던 것은 지난달 11일이 마지막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1400선대로 급락한 지난달 19일 이후 약 한달만에 30% 올랐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시가 많이 오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며 "고수익 투자를 올릴 수 있는 시기를 놓치면서 부동자금 형태로 자금이 증시 주변에 머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격하게 늘어나던 투자자 예탁금도 주춤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이달 1일 47조666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빠지면서 16일 기준 44조2344억원에 그치고 있다.

MMF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것은 매월초에 벌어지는 통상적인 일이라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월말에 월급 등으로 빠져나가는 자금 수요가 많기 때문에 통상 월초에는 법인 여유자금이 MMF에 새로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라며 "중순까지 MMF 잔액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진다면 특이한 패턴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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