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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버스 폭락에 '상폐후 재상장' 가능성…후폭풍 우려

  • 2021.07.02(금) 06:10

[추풍낙엽 곱버스③]
액면병합 위해선 법 개정 선행 필수
상폐 후 기준가 높여 재상장 등 논의

국내 증시의 활황으로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인 곱버스의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액면병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상장 폐지 후 재상장 가능성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곱버스 투자자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거래소 "재상장 등 다각도로 검토"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 곱버스 상품인 'KODEX200선물인버스2X'는 올 들어 2000원선 아래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상장가인 9835원과 비교하면 5분의 1토막 수준이다.

곱버스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자산운용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선 곱버스의 액면병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곱버스 가격 하락 여파로 곱버스가 추종하는 코스피200선물 지수의 선물호가 대비 추종 괴리율이 커지면서 투자자에게 괴리율만큼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는 곱버스 폭락에 따른 여러 가지 조치를 구상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법령 개정을 통한 액면병합, 단기적으로는 상장 폐지 후 당일 재상장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곱버스의 액면병합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현재 상장지수펀드(ETF)의 액면병합과 관련한 법규가 모호해 당장 액면병합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상 명확한 근거 규정을 마련한 후 곱버스를 비롯한 ETF도 액면병합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법령 개정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적 시장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가 검토하는 방안 중 하나는 곱버스의 상장 폐지 후 재상장이다. 먼저 기존의 곱버스 상품을 상장 폐지한 후 기준가를 높인 동일 상품을 같은 날 재상장하는 식이다. 기존 투자자들은 종가를 기준으로 현금을 돌려받고 개별 의사에 따라 재상장된 상품에 다시 투자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투자자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현재 곱버스 투자 수익이 손실권에 있어도 매도하지 않고 버티기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곧바로 손실이 실현되게 돼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거래소 ETF 사업팀 관계자는 "곱버스의 액면병합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라며 "올해 초부터 관련 내용에 대해 법무법인에 의뢰하는 등 법규적으로 타당성 검토를 계속하고 있지만 당장의 액면병합 실행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상법·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통해 액면병합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상장 폐지 후 재상장하는 방법 등 여러 안을 놓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자산운용 "상폐는 후폭풍 클 것"

대표적 곱버스 상품인 KODEX200선물인버스2X를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은 상장 폐지 후 재상장 방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태도다.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운용은 곱버스 호가를 현행 5원 단위에서 1원 단위로 낮추거나 액면병합을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TF 개선방안을 금융투자협회에 전달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현재 KODEX200선물인버스2X의 호가단위(틱) 당 퍼센테이지와 코스피200선물의 틱당 퍼센테이지간 괴리율이 큰 상황으로 곱버스 투자자는 이 괴리율만큼의 비용을 떠안고 있다. ▷관련기사: [곱버스는 '깨진 독'…손실 눈덩인데 거래할 때마다 손해(6월30일)]

하지만 KODEX200선물인버스2X의 호가단위를 5원이 아닌 1원으로 낮춘다면 이 상품의 틱당 퍼센테이지가 떨어져 코스피200선물과의 괴리가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삼성운용 관계자는 "상장 폐지 후 재상장 시에는 투자자에게 일일이 공지가 필요한 데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공지 전달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만일 회사 차원에서 모든 투자자에게 공지와 전달을 할지라도 투자자가 제대로 인지하고 받아들일지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곱버스가 상장 폐지 요건에 부합되는 상황이 아닌데 임의로 상장 폐지하고 재상장할 경우 투자자들의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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